미국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자료사진=뉴시스
올해 11월8일(현지시간) 열리는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인들에게 미국 대선은 여러모로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미국 대선 결과가 세계 주요증시의 변수로 떠오르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미 대선후보 첫 토론, ‘트럼프 리스크‘ 완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대선후보들의 첫 TV 토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보다 우세했다는 평가에 하루 만에 코스피가 반등하면서 2060선을 회복하는 등 국내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일명 ‘트럼프 리스크’가 완화된 영향이었다.


전문가들은 힐러리가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쥐었을 경우 우리나라 경제에는 더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미국 대선’이라는 이벤트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강력한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미국의 경제 정책이 달라지고 이는 한국 증시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더 잘 했다는 평가에 세계시장도 안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트럼프의 지지율과 필리핀의 페소화 환율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이날 페소화 환율은 TV 토론이 시작되기 직전 사상 최고 수준인 달러당 19.9333페소까지 올랐다가 토론이 진행되면서 급락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되는 것이 증시에 보다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놨다. 하나금융투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힐러리보다 한층 더 강한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드러내 수출 주도형인 한국 경제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클린턴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 뜻을 밝히는 등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일부 드러냈다. 하지만 트럼프는 TPP 탈퇴 차원을 넘어 북미자유무역협정인 나프타(NAFTA) 폐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보였다.

신한금융투자는 “과거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정권이 바뀔 때 증시가 조정 국면을 맞는 경우가 다수였다”며 “트럼프는 정통성을 가진 공화당 주류가 아니고 계속 말을 바꾼 탓에 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크다”고 지적했다.

◆당선자 따라 바뀌는 ‘수혜주’

증권가에서는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당선될 경우, IT, 바이오, 헬스케어, 환경 관련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힐러리 후보는 인프라스트럭처, 태양열과 풍력, 알츠하이머병 신약 개발, 자율주행차 등 네 가지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릴 방침”이라며 미국 대선 관련 국내기업들의 수혜를 예상했다.

힐러리는 태양열과 풍력 발전을 통해 현재 16%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27년까지 33%로 늘리고, 2025년까지 알츠하이머병 백신 개발을 위해 매년 20억달러를 지원한다는 정책을 발표한 상태다. 또 실리콘밸리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자율주행차 사업을 선정했다.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은 힐러리가 집권할 경우 일부 정책상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오바마의 경제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빌 클린턴과 오바마 집권기와 같이 재정수지 건전화와 그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미국 내수소비 개선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빌 클린터 집권 기간 동안 국내 증시에서는 미국 내수소비 관련 수혜가 높은 IT업종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힐러리가 당선될 경우도 마찬가지로 미국 내수소비 수혜주로 꼽히는 IT와 의류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