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6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르노삼성이 QM6를 출시하며 ‘연타석 홈런’을 노린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은 지난달 31일 “소비자 선택 폭이 좁은 국내 중형 SUV시장에서 QM6의 폭발적인 사전 예약 추이는 프리미엄 감성 만족을 반기는 소비자의 반응을 대변한다”고 말했다. 


SM6를 ‘고급 중형세단’이라는 국내시장에 없던 포지션으로 출시해 성공을 거둔 르노삼성의 전략이 QM6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셈이다. 지난 21일 QM6 미디어 시승행사에 참여해 르노삼성이 말하는 ‘고급 SUV’의 감성을 느껴봤다.


/사진제공=르노삼성


◆ 감각적인 디자인 '여심 잡는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남자의 차’로 여겨졌던 SUV는 대개 고급스러움보다는 거칠고 투박한 느낌을 강조했다. 하지만 SUV시장이 점차 커지며 고급브랜드를 필두로 다양한 SUV가 출시됐고 이 중 상당수는 세련된 디자인과 넉넉한 공간, 승용차 같은 편안함을 토대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QM6는 이런 SUV의 흐름을 정확히 따라간 차다. 투박함이란 찾아볼 수 없고 편안한 주행성능에 고급스러운 편의사양을 갖췄다.


QM6의 외관 디자인은 자동차의 이런 성격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전면부 디자인은 SM6와 판박이다. 중앙을 크게 가로지르는 그릴과 이어진 헤드라이트를 주간주행등이 ‘C'자 형태로 감싸고 범퍼 아래부분의 흡입구와 안개등이 중심을 잡는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보닛 라인이 길게 느껴지는데, 헤드라이트에서 이어진 크롬장식 때문에 이런 효과가 극대화된다. 후면부는 수평으로 배치된 리어램프와 듀얼머플러가 균형감을 극대화시킨다.


/사진제공=르노삼성


호불호 없이 누구나 매력을 느낄만 하다. 르노삼성 측은 QM6의 디자인을 ‘강인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이라고 소개했지만 ‘감각적’이란 말이 더욱 잘 어울린다. 르노삼성은 QM6의 정확한 목표 타겟 고객층을 특정지어 말한 바 없다. 하지만 외관디자인만 보고도 세인들은 ‘여성 고객’을 노리고 있다고 여긴다.
인테리어를 살펴보면 이런 성향은 더욱 확실해진다. 최고급 트림으로 준비된 시승차의 내부로 들어서자 시선은 저절로 8.7인치 대화면 S링크 시스템으로 향한다. SM6에 탑재된 모델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대시보드와 도어패널 등에 적용된 소프트한 재질은 안락감을 높이고 스티어링 휠과 기어노브, 통풍구 등에 널리 쓰인 크롬 소재들은 세련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센터콘솔 양쪽에는 오프로드 SUV처럼 손잡이가 달려있는데,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의 전체 콘셉트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운전석에 탑재된 세미버킷 시트는 단단하지만 안락한 느낌이 강하다. 몸을 잡아주는 느낌보다는 편안한 착좌감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후열좌석은 등받이 각도가 조절되는 경쟁모델과 비교할 때 고정식이란 부분이 아쉽지만 착좌감은 뛰어나다. 후열좌석 공간도 나무랄 데 없지만 이로 인해 트렁크 공간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진다. 후열에도 고속 USB 단자가 두개나 들어간 점은 매력적이다.

◆ 첨단사양 탑재, 주행성능은 '무난'

충북 제천 일대 국도와 고속도로 100여㎞ 구간에서 QM6의 주행성능을 느껴봤다. 전체적인 주행성능은 크게 나무랄 데 없다. SUV와 세단의 특징이 적절히 융합됐다. 시승차는 2.0ℓ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177마력, 최대토크는 38.7㎏.m다.

이와 조합된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 역시 훌륭하다. 무단변속기지만 강하게 가속하면 일반 변속기와 같은 변속 느낌을 낸다. 무단변속기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슬립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이 변속기는 닛산 맥시마와 닛산 무라노 등에 장착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가속감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경우 수동 7단 모드로 전환해 주행하면 CVT 주행과는 다른 자동차처럼 움직일 수 있다.


/사진제공=르노삼성


디젤엔진이다보니 다소간의 진동은 있지만 소음 차단은 뛰어나다. 시승구간 대부분이 콘크리트 노면이어서 노면소음은 있었지만 엔진소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QM6에 적용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은 차량내부의 마이크가 내부 소음을 인지하고 반대되는 주파를 발생시켜 소음을 상쇄한다.
코너링 시 스티어링의 감각이 날카롭지는 않다. SUV에 스포츠세단같은 코너링을 기대해선 안될 것이다. 다만 고속 코너링에서도 자세를 유지하는 능력은 뛰어나다. QM6의 또 다른 특징은 올 모드 4X4-i의 적용이다. 이륜구동과 고정식 사륜구동, 가변식 사륜구동을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가변식 사륜구동상태에서는 지형과 노면상태, 운전상황 등을 고려해 전륜이 전달하는 동력의 비율이 50~100%로 조절된다. 전륜과 후륜의 동력비율은 계기판에 인포그래픽 형태로 나타난다. 실제 시승 중에는 대부분의 구간에서 전륜 100%로 구동됐고 일부구간에서 후륜이 30%까지 개입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구동력이 배분되며 고속 코너링에서 안정감이 더해진다.

이와함께 고정식 사륜구동을 선택하면 전·후륜에 50%의 동력이 전달된다. 이 차가 험로 주행을 위한 자동차는 아니지만 있어서 나쁠 것은 전혀 없다.

QM6는 기존의 국내업체들이 만들어내던 중형SUV와는 다른 차임에 분명하다. S링크부터 시작해 ANC와 올모드 4X4-i, 매직테일게이트, 주차보조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사양이 탑재됐고 멋진 디자인을 가졌다. 무난한 주행성능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패밀리 SUV로서는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