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대기업 자금 모금 행동대장 전경련 회장사

삼성, 다양한 방법으로 최순실에 최대 자금 지원


포스코, 역대 정권서 정경유착으로 잦은 구설수


한국을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이 나날이 커지며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 측에 자금을 지원한 재계가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최고 권력 청와대가 뒷배경인 탓에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는 동정론도 있지만, 정경유착 악습을 되풀이한 재벌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특히 대기업 자금 모금 과정에서 행동대장격으로 활동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이끄는 GS그룹, 가장 많은 자금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 역대 정권에서 정경유착으로 잦은 구설수에 오른 포스코그룹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GS그룹은 최순실씨가 사유화한 것으로 의심받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GS칼텍스, GS건설, GS리테일 등 8개 계열사에서 최소 1억원에서 최대 6억3000만원까지 돈을 걷어 총 42억원을 지원했다.
그간 GS그룹은 재계서열 7위에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전경련 회장사라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으로는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권력의 자금 출연 요구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게 드러나며 정경유착에만 관심을 보인다는 오명과 함께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허창수 회장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핵심적 역할을 한 전경련 수장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해명이나 입장도 밝히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며 비판 여론을 키우고 있다. 

삼성그룹은 두 재단에 204억원의 통 큰 지원을 했다. 또한 최순실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20)가 독일에 설립한 스포츠 컨설팅업체 ‘비덱 스포츠’에 약 35억원, 정씨 말 구입비 등에 30억원가량 지원 등 추가로 수십억원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방송을 통해 “국가스포츠 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태릉선수촌에 기금을 내놔도 될 일을 특정선수를 위해 이렇게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지원을 했다는 것은 삼성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가까이 가는 통로를 만들기 위한 정치적 목적의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포스코는 두 재단에 49억원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출연금 외에도 황은연 사장이 더블루K 전 대표인 조모씨와 배드민턴팀 창단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며 최순실씨에게 노골적으로 줄을 대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정경유착 오명의 단골 손님이기도 하다. 초대 회장인 고 박태준 명예회장부터 황경로·정명식·김만제·이구택·정준양 회장 등 역대 최고경영자(CEO)들 대부분 정권이 교체될 시기에 각종 비리에 연루되며 불명예스럽게 옷을 벗었다.   

재계 일부에선 최순실씨 측에 자금을 지원한 대기업이 이사회 규정까지 어겨가며 거액을 출연했다는 지적도 제기돼 ‘최순실 게이트’ 불똥이 재계 전반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청와대를 등에 업은 비선실세의 부당한 요구를 기업이 거절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절차를 무시한 지원, 계열사 쪼개기 자금 동원 등은 세간에 정경유착의 한 단면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