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구속영장 발부. 어제(3일) 밤 최순실씨(왼쪽)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순실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국정개입, 각종 비리의혹으로 체포된 최순실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돼 집행됐다. 어제(3일) 밤 서울중앙지법은 최순실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 사유,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최순실씨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검찰이 사건을 배당받고 수사에 착수한 지 29일만에 이루어졌다.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2일 최순실씨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사기미수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순실씨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함께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기금을 모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르재단은 삼성, 현대차, SK, LG 등 16개 주요 그룹이 486억원, K스포츠 재단에는 19개 그룹이 288억원을 설립과정에서 단기간 출연하고, 설립인가 등도 빠르게 이루어진 것이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미르·K스포츠재단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에도 동행하는 등 설립 후 정권과 깊은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씨가 운영하던 더블루케이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 에이전트 계약을 하면서 직권을 남용한 혐의, 롯데그룹을 압박을 가해 후원금 70억원을 받아낸 혐의도 적용됐다. 직권남용은 공무원에게만 적용되지만 검찰은 안종범 전 수석이 주범, 최씨가 종범인 공범으로 판단해 해당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최씨가 연구능력이 없는 더블루케이가 K스포츠재단에 7억원대 연구용역 2건을 제안해 돈을 타내려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사기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앞으로 대통령 연설문 등 국정자료 사전 유출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 최씨가 만든 비덱스포츠의 자금 창구 역할, 독일 회사 설립을 위한 외화 밀반출, 딸 정유라씨 이화여대 특혜 의혹, 삼성의 지원 등 의혹에 대한 수사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안 전 수석에 대해서는 오늘(4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최씨는 지난달 연설문 개입 의혹을 박근혜 대통령이 일부 시인하고 대국민사과를 하는 등 파문이 커지자 지난 30일 입국했다. 그러나 최씨가 별다른 구인과정 없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하루가 지난 31일에야 검찰에 출석하는 등 검찰이 최씨의 시간을 벌어줬다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출석한 최씨는 조사 도중 긴급체포됐다.

최순실씨는 박 대통령 일가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태민 목사의 딸로, 올해 국정개입, 각종 비리 의혹으로 파문을 일으켜 결국 수사를 받게 됐다. 여론에서는 대국민사과를 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요구가 계속되는 등 사태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박 대통령은 오늘 향후 국정운영과 관련 대국민담화를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