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NH투자증권 보고서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보험사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2021년으로 확정했다. 한국 보험업계가 요구한 ‘5년 유예기간’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4년 뒤 도입되는 것이다.
대신 당초 우려했던 것만큼 보험사의 자본확충 부담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 보험업계가 제안한 사항이 반영돼 공정가치법(계약서비스마진 평가)의 선택안이 보다 완화됐기 때문이다. 기존 안에는 소급적용이 원칙이었으나 소급 추정이 힘든 경우 신계약 마진율을 적용해 계약서비스마진(CSM·보험 계약에서 얻을 수 있는 미래이익에 대한 현재의 가치)을 평가하는 것이 받아들여졌다.
이 경우 계약서비스마진이 줄어들 수 있어 그만큼 부채 증가 폭이 감소하게 된다. 계약서비스마진을 모두 부채로 인식하면 국내 주요 보험사의 부채가 최대 96조원까지 늘어난다. 그런데 이번 안에 따라 계약서비스마진을 전부 부채로 잡지 않아도 돼 늘어나는 부채가 66조원가량으로 줄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소식에 시장은 보험주를 억누르는 악재가 일부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회계상으로 자본확충에 대한 고민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부채 증가폭은 경감될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시점에 보험사들은 부채 증가 폭이 더욱 감소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IFRS17 기준 완화보다 금리 상승이 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부연이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생보사들의 부담이 완화된 것은 사실이나 자본에 미치는 영향은 예단할 수 없다”며 “생보주에 중요한 것은 시중금리의 방향성과 레벨인데 회계 및 감독제도의 중요한 변수는 할인율이고 할인율은 현재 시장금리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부랴부랴 유상증자 및 후순위채 발행 검토 등 자본확충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일부 기준이 완화됐기는 하지만 자본확충 부담이 근본적으로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그동안 내부에서 대응책을 마련해왔지만 4년 안에 준비금을 마련해야 하고 수십억원대 비용투자가 필요해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