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형 그랜저(IG).
현대자동차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6세대 그랜저(IG)를 미국에 수출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네시스브랜드와의 판매간섭을 우려한 것으로 여겨진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를 미국에서 판매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현재 판매중인 그랜저 HG 모델의 재고가 소진되면 자연스레 단종 수순을 밟게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랜저는 지난 2000년 3세대(XG) 모델로 처음 미국 수출을 시작해 16년간 판매돼 왔다. 미국에서는 ‘아제라’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현대차가 16년간 판매해온 그랜저의 미국시장 철수를 고려하는 이유는 저조한 판매실적과 제네시스브랜드와의 판매간섭 우려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랜저는 올해 1~10월 미국시장에서 4134대가 팔렸다. 바로 위아래 차급인 제네시스 G80과 쏘나타는 같은 기간 각각 2만1635대, 17만243대가 판매됐다.
실제로 그랜저의 미국판매는 제네시스(BH)가 미국 판매를 시작한 2008년부터 급감했다. 미국에서 그랜저의 판매량은 2001년 1만8000여대를 기록했고 2006년에는 2만대 판매를 넘었다. 하지만 G80이 판매를 시작한 2008년 그랜저의 미국 판매량은 1만4000대선으로 떨어졌고 이듬해부터 3800대까지 떨어졌다.
제네시스 G80.
이는 제네시스와 그랜저의 판매간섭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올해는 기존 제네시스 BH와 DH의 뒤를 잇는 G80이 미국에서 출시되며 판매량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그랜저의 미국판매를 포기할 리 만무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랜저와 제네시스는 판매간섭이 일어나지만 신모델이 출시되면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HG 모델을 출시한 2013년 그랜저 판매량은 1만대를 넘었다.
때문에 현대차가 HG의 재고를 소진하고 G80의 신차효과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 신형 그랜저의 판매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의 미국 판매를 포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우선 당장은 국내 판매물량도 생산시기를 맞추기 어려운만큼 국내시장에 집중한 뒤 G80의 신차효과가 가실 때쯤 미국 수출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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