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가입설명서,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사진=뉴시스DB
국민 재산증식이라는 목표로 출시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부진한 모양새다. 실제 투자자에게 오는 혜택이 미미하고 5년간 자금이 묶이는 탓에 투자를 꺼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ISA 시즌2’를 도입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부진한 수익률… 투자자도 등 돌려
ISA 가입자가 출시 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가입자의 증가세가 줄어드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직접적으로 계좌 가입자 수가 순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투자협회 ‘ISA다모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은행·증권·보험 전 업권에서 계좌 해지건수가 2561건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은행권에서 3226명이 증가한 반면 증권·보험업권에서 각각 5737명, 50명의 계좌 해지 건이 발생했다.
ISA 가입자 수는 출시 첫달인 지난 3월 120만명을 기록한 후 가파르게 감소해왔다. 매달 30~50% 이상 가입자 수가 줄더니 지난 7월에는 92.4%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증권사의 경우 이때부터 깡통계좌 정리 등이 발생하며 가입자 수 순해지로 돌아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감이 커지며 국내증시와 채권 수익률이 동반 감소하면서 ISA의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 10월 말 기준 25개 금융사의 모델포트폴리오(MP) 3개월 평균 수익률은 –0.13%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2.17%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3개월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ISA 수익률을 공시한 이후 처음이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상품은 ‘신한금융투자 ISA MP’(고위험P)로 2.13%를 기록했고 가장 낮은 수익률은 ‘HMC투자증권 안정성장형 A3’(선진국형)로 –3.83%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9월 말 기준 3개월 수익률은 6월 말 브렉시트 투표로 시작점이 낮은 기준이었지만 10월 말 수익률은 시장이 다소 안정된 7월 말을 기준으로 산정해 수익률이 저조했다”며 “10월에 주식, 채권수익률의 동반 약세가 지속돼 ISA도 전반적으로 저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ISA 시즌2’ 발의… 업계 ‘긍정적’
업계에서는 ISA가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을 주지 못하는 것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다. 가입자를 제한하는 벽이 높고 유동성이 부족하며 절세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말 일몰된 소득공제장기펀드, 재형펀드와 비교할 때 서민을 위한 혜택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새누리당 의원은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한 새로운 ISA, 이른바 ‘ISA 시즌2’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을 지난 2일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만 60세 이상 연령대에 대해서는 소득 증빙 없이 ISA에 가입할 수 있다. 기존에 직전연도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이 있거나 농어민만 가능하던 가입자격을 노년층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또 비과세 한도도 확대한다. 국민 재산증식이라는 ISA 도입 취지에 부합하도록 현행 대비 두 배 수준인 각각 일반형 400만원, 서민형 500만원으로 혜택을 상향한다. 이로인해 연간 세제혜택이 6만1600원에서 최대 15만4000원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긴급 자금 수요에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중도 인출도 허용한다. 가입기간 5년(서민형 3년)동안 전년도 말 기준 누적 납입금액의 30% 범위내에서 인출사유 제한없이 연 1회 중도 인출할 수 있다. 전월세 보증금, 주택구입 자금 등이 필요한 경우 사용처 증빙 후 전액 인출도 가능하다.
이 같은 개정안에 대해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WM서비스본부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ISA제도에 필요한 부분을 크게 나눠보면 확장성, 편의성, 목적성이 있다”며 “가입기준을 늘리고 중도인출을 가능케 하면서 ISA가 보편화되면 영국처럼 자산증식 목적별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