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촛불집회.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 주관 '시국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손피켓과 촛불을 들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여의도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이번 주말에도 예고된 가운데, 일부 단체는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3일(토) 촛불집회는 이번주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자진 하야를 거부한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직후 열려 시민들의 참여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서울진보연대는 오후 2시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어 눈길을 끈다. 그동안 촛불집회는 종로 광화문광장, 시청광장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새누리당이 대통령 탄핵에 미진한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해 여론이 들끓으면서 촛불민심이 국회가 있는 여의도까지 미치는 모양새다.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앞서 "6차 범국민대회가 예정된 토요일을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로 선포하고 집중 촛불집회를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촛불집회 이후에는 청와대 앞 100m까지 행진도 진행할 계획이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를 보면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촛불을 끄려는 의도를 명확히 봤다. 이제는 촛불이 아니라 횃불을 들고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목표로 투쟁하겠다"며 대통령 퇴진을 위한 총력투쟁을 다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지난달 촛불집회에 200만명이 모였으니 이제 300만명, 400만명이 나와야 맞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앞으로 50만명이 모인다 해도 민심이 수그러들었다고 볼 수 없는데 주최 측이 먼저 구체적 규모를 예상하면 자발적 시민 참여에 실례가 될까봐 밝히지 않겠다"며 예상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주말에는 전국에서 200만명이나 모여 집회를 벌였다.


3일 촛불집회는 노동자·학생 등 각계 시민사회단체가 오후 1~3시 사이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 7곳에서 여는 사전대회로 시작한다. 전국풍물인연석회의가 오후 1시 광화문광장 이순신상 앞에서 풍물 시국선언으로 막을 열며, 민주노총은 오후 2시30분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대통령 퇴진 촉구 결의대회를 가진다.

오후 4시부터는 청와대 방면 행진을 시작한다. 퇴진행동은 현재 청와대에서 서쪽으로 약 100m 떨어진 분수대광장까지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1일 주최 측의 집회신고 7곳을 모두 불허하고 행진 구간 역시 율곡로 이남 지역으로 제한했다. 주최 측은 반발해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주최 측은 이번 주에 이어 다음 주 토요일인 10일에 더 큰 규모의 촛불집회를 계획 중이다. 퇴진행동은 "3일 광화문광장 집중 투쟁을 계기로 10일에는 대규모 범국민투쟁을 성사시키겠다.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총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회에선 민주당 등 야3당이 오늘(2일)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합의에 실패했다. 국민의당이 부결 가능성 등을 들어 이날 의결을 거부한 가운데, 민주당과 정의당은 즉각 표결을 요구하고 있어 야권 공조에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야3당은 9일 의결 등을 추후에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