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가족사. 고은 만인보. 지난 7일 국회 청문회에서 답변하는 고영태씨. /자료사진=뉴시스
고영태씨의 가족사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제보로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도 출석했던 고영태씨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가족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고영태씨는 최순실씨 최측근으로, JTBC 등에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의혹 등을 알린 핵심 제보자로 알려져 있다. 이달초에는 언론에 고씨의 아버지가 광주항쟁 희생자라는 사실 등 가족사가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고씨의 아버지 고규석씨는 1980년 5월21일 광주항쟁 당시 신군부 총격에 숨져 현재 국립묘지 1묘역에 안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시던 중 총에 맞아 숨졌다. 어머니가 며칠 동안 찾아다니다 광주교도소 안에 버려져 있던 아버지 시신을 찾았다"며 이같은 사실을 시인했다.
고씨는 "어릴 적 일이라 기억은 안 난다. 아버지가 없다는 걸 많이 느꼈는데 너무 어렵게 자라서 없어서 불편하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자랐다"며 부친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또 시인 고은의 장편 서사시 만인보 두 편에 고씨의 가족사가 담긴 것이 최근 확인되기도 했다. 고은의 만인보는 1986년부터 연재를 시작해 2010년에 모두 30권으로 완간된 장편 대서사시로, 수록된 작품만 4001편, 등장인물은 5600여명이나 된다.
고은 시인은 만인보에서 광주항쟁도 다뤘는데, 이 가운데 두 편 '만인보 단상 3353-고규석', '만인보 단상 3355-이숙자' 편에서 고씨의 가족사로 추정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3353편에는 고규석씨가 죽음에 이른는 과정이 묘사돼 있고, 3355편에는 남은 아내가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특히 아들이 펜싱선수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받았다는 장면이 묘사돼 고씨의 이력과 일치한다. 고씨는 펜싱 국가대표 출신으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당시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 개인전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다만 고은 시인은 통신사 ‘뉴스1’과 가진 통화에서 이 두 편에 대해 "너무 오래 전 쓴 것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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