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가 A씨는 요즘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매력에 푹 빠졌다. 지난해 초 2억5000만원을 투자했는데 6개월 만에 2배 넘는 수익을 챙겼다. 기준금리가 연 1.25%임을 고려하면 수익률에서 ‘대박’을 친 셈이다. A씨는 최근 투자금도 대폭 늘렸다.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을 비트코인 투자에 쏟아부었다. 중국의 수요가 많고 앞으로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화폐기능까지 더해지면 비트코인의 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해서다. 그는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한다. 대부분의 자산을 은행 프라이빗뱅커(PB)에 맡기는데 유사수신으로 분류된 비트코인의 경우 은행 PB들이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비트코인 990달러 돌파… 대안투자처 주목
비트코인이 대안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초 비트코인은 1비트코인당 400달러 수준이었는데 12월29일 장중 한때 990달러(120만원대)를 돌파했다. 2013년 말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1242달러를 다시 한번 위협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9일 기준 전세계 비트코인 일일거래량은 2억3200만달러(2800억원), 시가총액은 156억1300만달러(18조9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엔 중국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달러가치 상승으로 금값이 내리막을 타면서 금을 사들였던 중국인투자자가 비트코인으로 관심을 돌린 것으로 분석한다.
국제시장과 다르게 우리나라의 비트코인 투자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다. 비트코인 거래시장 규모는 가입자 3만~4만명(실거래 1만5000명), 하루 거래량 70억원에 불과하다. 규모가 적은 이유는 국내에선 가상화폐를 제도권 투자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을 미래의 대안투자처로 일정부분 인정하는 분위기다. 투자방식은 부정적인 견해가 많지만 수익률만큼은 매력적이라는 의견이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기 때문일까. 금융당국도 서둘러 가상화폐 투자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부터 비트코인 등 디지털화폐를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디지털통화의 법적 정의, 거래소 등록제, 자금세탁방지, 외환규제 등을 논의 중인데 만약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올 하반기에는 구체적인 제도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투자, 직접 해보니
이처럼 우리나라를 비롯해 국제적으로 비트코인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투자방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제대로 설명해주는 전문가가 많지 않다. 제도권 투자가 아니어서 대부분 설명을 꺼린다.
기자는 투자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직접 비트코인에 투자해봤다. 투자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먼저 가상화폐거래소에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국내에선 5~6개의 가상화폐거래소가 운영 중인데 이 중 자신의 입맛에 맞는 가상화폐거래소 사이트를 선택하면 된다. 기자는 코인원(COINONE) 플랫폼을 선택했다.
코인원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하려면 휴대폰과 이메일, 계좌 등 3단계의 인증절차를 거쳐야 한다. 계좌인증까지 마무리하면 가상계좌가 개설되는데 이 가상계좌에 돈을 입금하면 원하는 가상화폐를 매수해 투자할 수 있다. 수수료는 0.1%대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평균수수료가 0.1%대인 반면 해외사이트는 0.2%대다. 해외사이트가 국내보다 수수료가 조금 더 비싸다.
코인원 홈페이지 입출금 코너에서 원하는 금액을 설정한 후 입금하기를 클릭하면 1분 내에 가상계좌로 돈이 입금된다. 이후 호가창에서 가격과 수량을 클릭하면 주문창에 가격과 수량이 자동으로 입력된다.
휴대폰인증과 이메일인증, 계좌인증은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대략 1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가상계좌에서 돈이 입금되고 비트코인을 매수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2~3분이다.
만약 현금이 부족하다면 또 다른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을 추천한다. 이곳에선 신용카드와 휴대폰 결제로도 투자할 수 있다. 다만 현금은 무한대로 투자할 수 있지만 신용카드는 45만원, 휴대폰은 기프트카드 충전방식으로 최대 30만원까지 가능하다.
투자할 수 있는 가상화폐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두가지다. 비트코인이 1비트코인당 120만원대인 반면 이더리움은 1이더리움당 9000원(2016년 12월29일 기준)으로 거래된다. 전세계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 종류가 700개가 넘는데 이와 비교하면 국내 가상화폐거래소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셈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비트코인보다 가치가 낮지만 최근 이더리움도 활발하게 거래되는 가상화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가상계좌를 개설해 가상화폐를 사고 시세가 오를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며 “주식거래와 투자방식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제도권 투자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고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우리나라 가상화폐거래소 사이트는 증권거래소처럼 국가기관이 아니다. 민간기업으로 규모도 아직 크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기능이 미흡할 수 있다. 또 언제든 해킹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처럼 발행량 조절 주체가 없고 개인에 의해 발행이 이뤄지는 한계가 있다”며 “무엇보다 본질에서 가격의 불안정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블록체인과 달리 비트코인의 경우 부정적인 시각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재테크 PB팀장은 “가상화폐는 금이나 보석처럼 실물이 아니므로 되팔 수 없는 구조”라며 “아직 제도적 장치가 미흡해 고객에게 투자를 권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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