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찬규 기자

고향에 갈 때나 집에 돌아올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특히 명절연휴에는 낯선 길을 달릴 때가 많고 가족이 함께 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미리 점검을 마쳐야 곤란한 경우를 피할 수 있다.
◆‘오감’으로 파악하는 자동차 트러블

요즘처럼 눈이 많이 오고 기온이 뚝 떨어졌을 때는 ‘눈’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시동을 걸어놓고 차 위에 쌓인 눈을 치우면서 바람이 빠진 타이어가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면 일석이조.


모든 유리창에 쌓인 눈을 쓸어내는 건 당연하고 전조등·방향지시등·후미등에 쌓인 것도 치워야 한다. 특히 보닛 위에 쌓인 눈은 달릴 때 내 시야를 가릴 수 있으니 반드시 치워야 하며 지붕과 트렁크에 쌓인 눈은 뒤따라오는 차의 안전운행을 방해하므로 출발 전에 미리 제거하는 게 좋다.

눈이 녹아서 차 아래 고드름이 생겼다면 마찬가지로 치워줘야 한다. 주행 중 떨어져서 다른 차에 손상을 입힐 수 있고 수리비를 물어줘야 할 경우도 있다. 등화장치와 냉각수, 고무류 등도 미리 점검하는 것이 좋다.

명절엔 장거리를 달려야 하는 데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냉각수(부동액) 상태를 체크해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 부동액 비율이 적으면 냉각수가 얼어붙어 라디에이터를 비롯한 관련 냉각계통 부품이 손상될 수 있다. 이 경우 교체비용이 꽤 든다. 냉각수 양이 적거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엔진이 과열될 가능성이 높으니 미리 점검하자.

서울 첫 대설주의보 함박눈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자동차의 ‘눈’으로 불리는 각종 전구류도 필수 점검사항이다. 전조등과 후미등에 모두 불이 제대로 들어오는지 확인해야 하고, 방향지시등을 켰을 때 유난히 깜빡거리는 속도가 빨라졌다면 전구가 망가진 곳이 있는 것이므로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내가 잘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가 내 위치를 잘 파악하도록 하는 것도 사고를 막는 요령이다.
고무류는 엔진룸 속 벨트류와 와이퍼를 꼽을 수 있다. 평소와 달리 엔진룸에서 쇳소리가 나거나 벨트 돌아가는 소리가 커졌다면 반드시 점검하자. 달리다가 끊어지거나 문제가 생기면 엔진계통도 함께 손상돼 위험할 수 있어서다.


시야확보에 도움을 주는 와이퍼는 고무로 만들어져서 일정시간이 지나면 새것으로 바꿔줘야 하는데 물이 문질러지거나 줄이 생기거나 소리가 나면 교체하는 게 좋다.

◆명절증후군 피하려면…

운행 중 평소와 달리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정비소를 찾아 점검을 맡기는 게 좋다. 특히 주행 중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나거나, 주행 중 떨림이 생겼거나, 한쪽으로 쏠리는 건 없는지 느껴보자.

엔진오일이나 냉각수가 새면서 그 냄새가 에어컨디셔너를 통해 실내로 들어올 수 있다. 배선에 문제가 생겨 타는 냄새가 날 수도 있다.

도로에 염화칼슘을 뿌리면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염화칼슘은 습기를 빨아들여서 열을 내면서 눈을 녹이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눈이 다 녹은 뒤다. 염화칼슘의 성분 탓에 마치 비가 내린 직후의 도로처럼 미끄럽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신발에 묻었을 때 페달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매트에 잘 닦는 것도 중요하다.

블랙아이스도 경계대상이다. 쌓인 눈이 녹은 뒤 다시 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매연이나 먼지와 만나 검게 변한 상태다. 좁은 골목이나 눈이 녹은 뒤 다시 얼어버리는 그늘진 곳은 조심해야 한다. 방심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으니 도로를 잘 살펴야 한다.

블랙아이스와 함께 포트홀도 주의해야 한다. 도로에 구멍이 뚫린 것을 살피지 못한 채 그냥 지나치면 타이어가 찢어지거나 충격을 흡수하는 서스펜션 관련부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포트홀을 밟고 지나쳤다면 타이어 펑크나 하체에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해 주변을 살펴야 한다.

눈길운전을 한 다음엔 하부세차를 해주는 게 좋지만 매번 세차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눈이 온 길을 지날 때 염화칼슘 알갱이가 차에 튀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뿌린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런 길에선 알갱이 자체가 차체에 붙을 수 있고 붙은 부위가 부식될 수 있으니 이 때는 세차를 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