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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수도권의 전셋값 상승률이 1월 기준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1월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말 대비 0.06% 상승해 2015년 1월의 0.18%보다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전셋값이 주춤하자 세입자와 집주인 간 눈치싸움도 치열한 모양새다. 경기도 평촌신도시에서 10년째 아파트를 세놓고 있는 주부 김씨는 "그동안은 전셋값이 계속 올라 2년마다 보증금을 올려받았는데 다음달 재계약을 앞두고는 조금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시세 대비 5000만원 정도는 낮게 보증금을 받고 있는데 앞으로 전셋값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하니 괜히 세입자가 다른 집을 알아본다고 하면 새 세입자를 구하기도 힘들 뿐더러 더 낮은 금액에 세를 놓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서울은 올해 1월 전셋값이 0.07% 오른 가운데 강동구의 경우 한달 사이 1.08%가 떨어졌다. 3658가구의 대단지 재건축아파트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입주가 이달 시작되며 전세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도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양천구 전셋값을 0.21% 하락시켰다.


왕십리뉴타운 3구역 2789가구의 '왕십리 센트라스'도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뉴타운 1·2구역 '텐즈힐'의 전셋값이 최근 2억2000만원에서 5000만~8000만원가량 내렸다. 텐즈힐 2단지 85㎡ 고층의 전셋값은 지난해 하반기 7억원에 육박했다가 최근에는 6억원 초반까지 빠졌다.

서울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집주인은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고 하고 세입자는 싼 집으로 갈아타려는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어난 데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많아져 올 봄 전세난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