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퍼니싱시장이 카드사의 새 수익원으로 급부상했다. 소비지수 하락세에도 홈퍼니싱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특히 내년까지 부동산 입주물량이 역대 최대치가 될 것으로 예상돼 홈퍼니싱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카드사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홈퍼니싱이란 소형가구, 조명, 인테리어소품 등을 활용해 스스로 집을 꾸미는 것으로 소비트렌트 변화에 관련 시장도 크게 성장하는 추세다. 2014년 말 국내 1호점을 오픈한 이케아가 대표적인 홈퍼니싱업체다.


카드사는 이들 업체와 제휴해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하거나 특화카드 개발에 나섰다. 소비자가 홈퍼니싱업체에서 물품구매 시 결제금액이 커 간접적인 마케팅으로 수익을 확보하려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023년까지 18조원 ‘고성장’
홈퍼니싱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3조원으로 추산된다. 2014년 말 세계 1위 홈퍼니싱업체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한 이후 한샘 등 국내 브랜드업체의 매출도 덩달아 증가했다. 국내 홈퍼니싱 대표브랜드인 한샘은 2013년 말 1조69억원이던 매출을 2015년 말 1조71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이케아는 2015회계연도(2015년 9월~2016년 8월) 기준 34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1~8월 매출 기준을 보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 상승한 수치로 견조한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이케아 관계자는 “지금 추세라면 홈퍼니싱시장은 당분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흥국증권 리서치센터는 홈퍼니싱시장 규모가 현재 13조원에서 2023년 1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홈퍼니싱시장의 이런 추세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소비트렌드가 변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결제가 갈수록 소액화되고 ‘소비절벽’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카드사에게 홈퍼니싱시장은 마른 땅에 단비와 같은 시장인 셈이다.

실제로 홈퍼니싱시장에서 카드결제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삼성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최근 3년간(2013년 4월~2014년3월, 2014년 4월~2015년 3월, 2015년 4월~2016년 3월) 업종별 카드이용 건수 및 결제액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홈퍼니싱의 대표물품인 가구업종의 이용건수가 128.01%, 결제액은 56.82% 급증했다.

이는 삼성카드가 조사한 총 234개 업종의 평균 이용건수증감률(26.45%)은 물론 결제액증감률(10.07%)보다 눈에 띄게 높은 수준이다. 특히 카드업계가 지난해 적극 진출한 공과금시장(이용건수 34.73%, 결제액 26.99%)보다 증가폭이 훨씬 크다. 이밖에 홈퍼니싱의 또 다른 대표물품인 주방가구의 경우 이용건수는 20.46%, 결제액이 20.2% 올랐으며 인테리어소품은 이용건수가 14.46%, 결제액은 5.27% 증가했다.

◆홈퍼니싱업체와 손잡는 카드사

카드사는 홈퍼니싱시장의 성장에 맞춰 직간접 제휴를 맺거나 간접 마케팅을 추진 중이다. 신한카드는 2013년 한샘과 제휴해 한샘신한카드를 출시, 홈퍼니싱시장에 뛰어들었다. 한샘 제품을 최대 10% 청구할인, 3% 포인트 적립 등을 해주는 게 특징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015년 말 기준 한샘신한카드 발급 수는 전년 대비 500%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도 한샘과 제휴해 롯데카드로 한샘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최대 5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하며 결제액에 따라 사은품을 증정한다. 하나카드는 이케아와 제휴해 ‘하나멤버스 원큐카드 페이’로 이케아에서 10만원 이상 결제 시 최대 5000포인트를 적립해준다.

간접마케팅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홈쇼핑업체와 제휴해 홈퍼니싱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 그것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홈쇼핑 구조상 한샘 등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할 수 없지만 앞으로 홈쇼핑과 거래하는 등의 방법으로 관련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공략방식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홈퍼니싱시장을 주시하는 카드사들은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각종 프로모션을 준비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올해 입주물량이 35만여가구인 데다 내년까지 합하면 약 80만가구가 새로 이동하는 만큼 홈퍼니싱시장도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에서다. 부동산114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3만5000여가구로 올 상반기 월별 최대물량이다. 특히 내년까지 월간 4만가구 이상 입주하는 시기가 총 5번이라고 부동산114는 분석했다.

단순히 계산해도 새로 입주하는 가구주가 집을 꾸밀 때 최근 트렌드에 맞춰 홈퍼니싱업체를 이용하면 그만큼 수익도 클 것이라는 게 카드업계의 분석이다. 홈퍼니싱업체에서의 카드결제규모가 다른 업종보다 평균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샘에서 사은품을 증정하는 롯데카드 결제기준액은 최소 100만원, 최대 1000만원에 이른다. 홈퍼니싱업종에서의 평균 결제규모가 다른 업종보다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 높은 셈이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홈퍼니싱시장의 경우 신규주택 공급이나 이사가 증가하면 그에 따른 가구 수요가 존재한다”며 “부동산 호재와 소비확대가 홈퍼니싱시장에서 결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형가맹점에서도 카드결제

카드사가 홈퍼니싱업체를 공략하는 또 다른 이유는 대형가맹점뿐 아니라 소형가맹점도 카드단말기 도입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집을 새로 꾸밀 때 기존에는 동네의 작은 가맹점에서 현금으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3년 새 소형가맹점에서 카드결제규모가 급격히 늘었다”며 “대형가맹점을 중심으로 카드소비가 늘면서 중소가맹점도 하나둘 카드단말기를 도입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즉 현금결제를 선호한 동네 소형 인테리어자재 매장에서도 카드결제가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실제 삼성카드 빅데이터연구소의 결과를 보면 인테리어자재의 경우 이용건수(44.24%)와 결제액(35.84%) 증가폭이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여기에 중소 홈퍼니싱 가맹점이 다양한 유통시장에 진출한 것도 영향을 줬다.

김상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15~2016년 이케아, 한샘 등의 주가가 상승하고 매출이 확대되며 관련 시장이 커졌다”며 “대형업체뿐 아니라 최근에는 작은 홈퍼니싱 가맹점이 신세계나 코엑스몰 등의 매장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관련시장의 추세와 주거 및 소비트렌드가 합쳐져 카드사들은 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