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의 진원지로 지목되며 해체 압박을 받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주요 회원사의 이탈이 늘면서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고 있다.

전경련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회장 선출과 함께 조직 쇄신안을 확정해 본격적인 개혁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두가지 계획 모두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앞 모습. /사진=뉴스1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지난 6일 탈퇴원을 제출하며 핵심 회원사인 4대그룹 중 2곳(LG·삼성)이 탈퇴를 공식화했다.
SK그룹도 탈퇴서만 내지 않았을 뿐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고 회비납부도 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올해 회비를 내지 않으며 당분간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롯데·포스코·한화·한진·CJ그룹은 전경련의 쇄신 방향을 좀 더 지켜본 뒤 향후 행보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일부 회원사와 공공·금융기관들은 지난해 전경련의 극우보수단체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 모금 주도 등 권력과의 유착 정황이 드러나자 이미 전경련을 탈퇴했다. 

여기에 전경련 전체 회비의 70%가량을 차지하는 4대그룹까지 탈퇴 러시에 동참하며 56년을 이어온 전경련은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특히 전경련은 정기총회에서 허창수 현 회장의 뒤를 잇는 차기 회장을 뽑을 계획이지만 나서는 이가 없어 차기 리더십을 세우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안을 주도할 차기 수장이 공석인 만큼 쇄신안 마련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정기총회까지 이어지면 아직 남아있는 다른 회원사도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탈퇴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짙다.

이에 대해 전경련 측은 “회원사들의 탈퇴 의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쇄신안을 통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회원사들에게 인정받는 조직으로 탈바꿈해 회원사들이 다시 찾는 조직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