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김정철 근황. 사진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 형인 김정철. 지난 2011년 KBS 보도로 공개된 모습. /자료사진=뉴시스

김정남 피살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김정일 차남인 김정철의 근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권력승계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에 밀려난 이복형 김정남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김정남의 동생이자 김정은의 형인 김정철의 신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81년생인 김정철은 스위스 베른 국제 학교를 졸업한 뒤 해외에 머물면서 별다른 논란에 휘말리지 않아 김정남과 김정은에 비해 언론에도 덜 알려진 편이었다. 다만 지난 2006년 영국 출신 유명가수 에릭 클랩튼의 독일 공연에 간 영상이 일본 후지TV에서 공개돼 ‘한량’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2011년에는 KBS 취재를 통해 여동생 김여정과 싱가포르에서 머문 사실이 보도됐다. 이후 2015년 5월 런던에서 열린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찾으면서 언론에 다시 노출됐다. 당시 그는 지인들과 경호원을 대동한 상태였다.


또 기밀문서 폭로 전문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심각한 게임중독에 빠지는 등 생애 내내 북한의 권력투쟁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정보당국은 김정철이 북한의 지속적인 감시활동 때문에 최근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김정남의 피살 소식이 알려지면서 김정철의 신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커지고 있다. 최근 그의 근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집권 후 대대적인 숙청을 벌이는 등 통치방식에서 강경 일변도로 나가고 있는 김정은의 특성상 김정철 역시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정남과 150통 이상 이메일을 주고받고 2차례나 인터뷰를 해 책을 내기도 했던 일본 도쿄신문의 고미 요지 편집위원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의 지시일 수있지만, 김정은 측근들이 충성 경쟁을 해서 과격한 행동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해, 김정남 피살에 김정은이 직접 개입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 역시 최근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북한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후 중국 정부의 보호를 받으면서 동남아 등지에서 사실상 도피생활을 했던 김정남이 이날 피살되면서, 아들인 김한솔 역시 위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