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특검 연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 /자료사진=뉴스1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주장했다. 오늘(14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채동욱 전 총장은 특검에 대해 “1년 정도는 지속적으로 수사를 해야 실상이 제대로 밝혀질 것”이라며 수사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채동욱 전 총장은 “특검이 본격 수사를 나서는 걸 보면서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마찬가지시겠지만 많은 위로도 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안타까울 때도 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채 전 총장은 특검이 잘하고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수사진행상황을 보면 제 생각에는 약 30%도 채 다 못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수사기간이 연장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참 짧은 기간 동안 놀라울 만한 수사성과를 올렸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많은 칭찬을 아끼시지 않아도 좋다고 본다”며 특검의 성과를 치하했다.

이어 “그런데 재벌권력과 재벌유착과 관련해서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영장기각으로 3주간 수사가 많이 딜레이 됐고 나아가서 삼성 이후에도 SK라던가 롯데라던가 CJ라던가 이런 여타 재벌들에 대해서도 많은 뇌물수수의혹이 제기되지 않았느냐”며 특검이 해야할 수사내용이 많이 남았음을 지적했다.

채 전 총장은 “이러한 국정농단을 가능하게 했던 비호의혹과 관련해서 우병우 등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사건이 아직 시작도 안했고 시작단계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결국 30% 이상은 진척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아직 수사가 많이 남았음을 거듭 지적했다.


채 전 총장은 검사생활의 경험을 살려 특검에 필요한 인력과 시간을 추정하기도 했다. 그는 “적어도 이 정도의 사건이라면 너무 많은 의혹이 제기되어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적어도 유능한 검사 약 40명 정도는 투입을 해서 1년 정도는 지속적으로 수사를 해야 비로소 대부분의 실상이 제대로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채 전 총장은 이 과정에서 자신이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을 수사했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2006년도 중수부 수사기획관을 할 때 현대자동차비자금사건을 수사한 적이 있다. 1건 사건이었는데 중수부 검사 20명 정도가 4개월 정도를 정말 낮밤 없이 수사를 진행했고 그렇게 해서도 아주 힘들게 정몽구 회장을 구속했던 기억이 있다”며 대형비리 사건의 경우 인력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점을 강조했다.

채 전 총장은 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정윤회 사건 등 특검 이전 검찰에서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은 사안들을 거론하며 특검 종료 후 지속적인 수사가 검찰에서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 응한 채 전 총장은 박근혜정부 초기 검찰총장에 임명됐으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도중 사임한 인물이다. 당시 수사팀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기소한 지 석달만에 일간지 조선일보가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의혹 보도를 하며 논란이 일어 결국 사임했다.

당시 진실여부를 두고 공방이 이어졌으나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사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혼외자로 지목된 A군의 정보 유출에 국정원 직원들이 연루된 사실까지 드러나 정권 차원에서 검찰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