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지난 21일 코스피지수가 19개월 만에 2100선을 돌파하면서 대전환기를 맞았다. 코스닥지수도 최근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다. 특히 채권에 과유입된 자금이 주식으로 쏠리며 채권 대비 주식 강세가 관측된다. 이에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올해 주식투자전략을 들어봤다.

/사진=뉴시스 최동준 기자

◆과도한 채권 쏠림… 주식으로 ‘이동’
증권업계가 예상하는 올해 금융시장의 가장 큰 흐름은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전환이다. 국내 금융시장의 자금이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안정센터장은 “미국 대선 전후 자금흐름을 살펴보면 선진국 채권과 신흥국에서 유출된 자금이 선진국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으로의 자금유출압력이 커지는 한편 그레이트 로테이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도 올 상반기는 채권보다 주식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포트폴리오에서 채권보다 주식비중을 늘려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강구현 미래에셋대우 도곡WM 프라이빗뱅커(PB)는 “올해는 채권보다 주식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특히 디플레이션 공포가 낮아지고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채권시장에 있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해 선제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나타난 채권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 급등은 속도의 문제일 뿐 앞으로 지속될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금융시장에 나타난 채권 대비 주식 강세, 성장주 대비 가치주 강세, 경기민감주의 강세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치주 강세… 코스피 ‘실적’ 코스닥 ‘트럼프’

성장주보다 가치주의 강세가 예상되는 이유는 ‘금리’에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하락기에는 성장주가, 금리상승기에는 가치주가 시장을 주도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가치주보다 성장주의 현재가치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하기 때문이다. 실제 2007~2015년 장기적인 금리하락구간에서는 가치주보다 성장주가 강세를 보였다.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6월과 12월 두차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기준금리도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 금리인상과 잠재적인 중국 금리인상 등의 변화가 반영되는 등 인상 쪽으로 점차 기우는 상황에서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가치주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상호 미래에셋대우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는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상대 강도는 지난해에 비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치주 내에서는 중형가치주보다 대형가치주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출액증감률 회복과 이익으로의 관심 이전, 밸류에이션 메리트, 외국인 수급 등이 대형주 강세의 요인”이라며 “대형주가 꺾일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증시에서는 코스피의 경우 올 상반기 ‘실적개선주’, 코스닥은 ‘트럼프수혜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실적보다는 올 1·2분기 실적이 양호한 기업을 바탕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임상국 KB증권 WM리서치부 종목분석팀장은 “무엇보다도 실적이 중요하다”며 “우선적으로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들 중 차별화된 기술력이나 제품 경쟁력을 보유한 업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코스닥에 상장된 중소형주는 기관이나 외국인 매매동향에 주가가 크게 반응하는 만큼 종목별 기관·외국인 수급 체크가 중요하다”며 트럼프 랠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트럼프수혜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에 힘을 실었다.



◆밸류에이션·이익모멘텀 고려해도 ‘굿’
국내증시는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수준과 중장기 이익모멘텀 강화를 감안했을 때도 투자처로 손색없다. 무엇보다 코스피의 밸류에이션과 이익모멘텀을 고려했을 때 상승 기조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

현 지수대에서 하방경직성 확보는 물론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기 때문에 괜찮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또 이런 선순환 흐름은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 유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국내증시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7월 말 5년여 만에 코스피가 플러스(+) 개선세로 진입한 이후 이익모멘텀이 꾸준히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추세”라며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이익모멘텀 개선세가 지속되는 점에 초점을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금리상승 기대감이 확대됐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저금리 기조에 예금상품의 수익률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주식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익률을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 주식자산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좀 더 긴 안목으로 주식자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