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한 3월이지만 이사를 가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춥기만 하다. 정부의 부동산규제로 매매가 주춤한 가운데 전셋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대출한도가 줄고 금리는 높아져 오른 전셋값을 충당할 방법이 없다. 무리하게 집을 사자니 이자 걱정이 앞선다. 따라서 올 3월 새집 구하기는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머니S>가 전세와 내집 마련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실수요자에게 필요한 솔루션과 주택자금대출 전략, 이사팁 등을 알아봤다.<편집자주>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난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자고 일어나면 전셋값이 치솟는 형국이다. 내집 마련을 고민하는 이들은 혼란스럽다. 이참에 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지금 당장 집을 구입하자니 집값이 비싸 나중에 손해를 볼 것 같고, 또 한번 더 전세살이를 선택하자니 2년마다 되풀이되는 이사의 압박이 스트레스다. 지금 집을 사도 괜찮을까. 김종갑 '천만명 부동산의 꿈' 부동산소장에게 3명의 세입자 사례에 대한 맞춤형 처방전을 받아봤다.

/사진=뉴스1 최현규 기자

◆사례① 재건축 가능성 있는 구옥빌라
오는 4월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A씨 부부는 양천구 목2동에 위치한 방 2개짜리 신축빌라(전세 2억원)에 거주 중이다. 지난 1월 집 주인으로부터 전세 2000만원을 올려주지 않으면 반월세로 전환하겠다는 얘기를 듣고 새로 살 집을 알아보고 있다. 어차피 아이가 태어난 터라 조금 더 넓은 집이 필요했다.


A씨 부부의 현 자산은 2억원 중반대. 30평대(전용 20평 이상)를 중심으로 알아보고 있지만 목2동 주변 30평대 아파트 전세 시세는 4억~5억원대. 가진 돈에다 대출을 2억~3억원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파트 전세는 무리라고 판단해 마음을 접었다.

그러던 중 2010년 지어진 전용면적 넓은 빌라가 3억8000만원에 매매로 나와 고민에 빠졌다. 염창역 초역세권(걸어서 1~2분)에 위치한 데다 내부도 넓어 아이 둘을 낳고도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빌라 매매의 리스크다. 빌라는 매매하는 순간 값이 떨어진다는 주변의 만류도 한몫했다.

하지만 이 지역이 앞으로 재건축 가능성이 있어 거주하다 보면 10년 뒤쯤 대단지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이 있다. 2년 뒤 또 이사할 생각을 하면 막막하기도 하다. 고민에 빠진 A씨 부부. 지금 매수하는 게 과연 적절할까. 아니면 전세를 알아봐야 하는 걸까.


<김종갑 소장 솔루션>

☞ 부동산은 실제 거주하는 편안한 안식처이기도 하지만 매수하는 순간 부동산 시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매수 타이밍과 지역 선정이 중요하다. 2014~2016년 3년 사이 소형평형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해 서울 대부분 아파트값이 최고가로 치솟았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대책이 나온 시점이어서 지금 무리하게 내집 마련을 하면 손실을 볼 확률이 높다. 기다려야 한다.

2013년 하락 정점에 목동신시가지 소형아파트를 매수했다면 시세차익이 컸을 텐데 이미 적기를 지나쳤고 그 일대의 소규모 재건축아파트단지나 빌라 등도 여러 문제점으로 가격이 오르지 않았을 뿐 현재 시세가 최고가 인근이라고 보면 된다.

신축빌라보다 재건축이 기대되는 구옥빌라로 접근하는 것은 괜찮은 방법인데 언제 재건축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막연한 기대감으로 빌라를 매수하면 시세상승도 어렵지만 정작 아파트값 하락기에 매도가 되지 않아 기회비용을 상실할 수 있으므로 인내심을 갖고 1~2년간 기회를 봐야 한다.

부동산은 폭등락이 심하므로 10년씩 끌고 가기보다는 저점매수-고점매도-현금확보-저점매수 형태로 갈아타기를 잘해야 한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8~14단지 신정동 쪽 소형평형이 가격대가 낮고 전망이 밝아 5000만~1억원 정도 가격 조정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지켜보고, 아울러 목동 기존 아파트와 강서구 가양동·화곡동 기존 아파트 시세를 함께 모니터링하기 바란다.

부동산은 3~5년 주기로 일정한 사이클에 따라 생각보다 크게 폭등락하므로 지금과 같은 꼭지시세에서 매수하는 것보다 올 하반기부터 2019년 사이에 좋은 아파트를 매수할 기회가 올 테니 당분간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관망하는 게 좋다.

재건축에 따른 이주가 진행 중인 과천주공6단지. /사진=김창성 기자

◆사례오를 대로 오른 분당, 하남미사신도시
두 아이가 있는 30대 후반 B씨 부부. 현재 광진구 25평 아파트(전세 2억8000만원)에 거주 중이며 용산구에 있는 오피스텔 1채를 보유해 보증금 6000만원에 월세 60만원을 받고 있다. 대출이 싫어 내집 마련을 무기한 미뤄왔던 B씨 부부는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 1억원을 올려달라는 말을 듣고 혼란에 빠졌다. 1억원을 올려줄 경우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셈.

B씨 부부는 전셋집에 1억원을 대출받아 주느니 차라리 집을 구매하려고 마음먹었다. 전세금과 오피스텔 보증금 등을 포함하면 현재 가용현금은 약 3억5000만원. 오피스텔을 팔고 가용현금을 더 만들어 제대로 된 아파트를 구매해야 할지 고민이다. B씨 부부가 생각하는 곳은 경기도 분당에 있는 아파트나 하남 미사신도시 쪽이다. 이미 오를 대로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두곳인데 매수해도 될지 고민이다. 시세차익은 있을까.

<김종갑 소장 솔루션>

☞ 11.3 대책 이후 부동산 거래절벽이 이어지지만 집값은 고점에서 맴돌고 있기 때문에 투자수익률을 올리려면 추이를 관망하다가 하락기까지 기다려 매수하는 것이 좋다.

하남 미사강변신도시 아파트와 분당 일대의 아파트 시세도 크게 오른 상황이지만 미사강변신도시의 경우 입주한 아파트와 분양권 시세가 소폭 조정을 보이고 분당 역시 지역별로 저평가된 아파트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 매수할 경우 큰 폭의 수익은 어렵더라도 다른 곳보다는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미사의 경우 입주한 아파트는 정점에 가까운 모양새라서 전매기간을 조금 남겨둔 제일풍경채와 신안인스빌이 프리미엄 2000만~3000만원 하락 후 8000만원선에서 거래 중이다. 부동산 흐름이 꺾이면 좀 더 하락할 확률이 높지만 입주 이후 재상승장에 최소 5000만원 이상의 추가 상승이 유력하므로 매수해도 괜찮다.

분당은 GTX 호재권역인 미금역 일대와 전통적인 부촌지역인 정자-수내-서현-이매역세권 및 판교와 인접한 이매 아름마을 중심으로 가격이 폭등한 상황이어서 기다려야 한다. 다만 앞으로 재건축과 리모델링 호재가 있고 연차가 빠른 서현동 효자촌아파트 20~30평대는 시세가 4억~5억원대로 매수해도 무난하다. 정자동 한솔마을, 정든마을, 느티마을 일원의 30평대 아파트들도 5억원선으로 매수해도 괜찮다.

단기간 폭등할 아파트가 아니기 때문에 당장 매수하지는 않더라도 눈여겨보고 있는 미사 분양권과 분당 아파트 중심으로 발품을 팔아 1000만~3000만원 저점에 받쳐 놓은 다음 지금부터 하반기까지 긴 호흡을 가지고 시세를 관망하면서 매수전략을 펼치는 것이 좋겠다.


◆사례 시세대비 저렴한 오피스텔형 아파트
결혼한 지 1년이 좀 지난 C씨 부부. 현재 망원동에 있는 방2개짜리 구옥빌라(전세 8000만원)에 산다. 좋은 집주인을 만나 크게 전세금을 올리지 않고도 자연스레 연장계약이 가능할 것 같지만 지금이 내집 마련의 적기라는 생각이 든다.

C씨 부부의 수입은 매달 세후 400만원 정도. 남편은 10년 뒤쯤 집을 사야 한다고 설득하지만 그때까지 전세살이 할 생각을 하면 막막하다. 그냥 이참에 무리하더라도 집을 사면 어떨까. C씨는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양평동의 한 아파트가 눈에 들어왔다. 오피스텔형 아파트(양평 대우이안아파트)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장점에 끌렸다. 또 이 일대 주변으로 개발호재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C씨 부부는 아이가 생기기 전에 보금자리를 마련해야 할지 고민이다. 현재는 대출도 빚도 없는 상태. 오피스텔형 아파트, 사둬도 괜찮은 걸까. 이보다 더 괜찮은 조건으로 내집 마련이 가능한 지역이 있다면 어디일까.

<김종갑 소장 솔루션>

☞ 양평동 대우이안아파트는 12년차 231세대 주거용 오피스텔(아파텔)로 이곳만이 아니라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안정성, 투자성, 환금성 등이 모두 떨어진다. 값이 싸다고 매수하다가는 자산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으니 집값이 하락하면 과감하게 대출을 받아 내집 마련을 하는 것이 좋겠다.

집값은 사이클상 등락을 반복하지만 결국 오르기 때문에 10년 후에 매수한다는 발상은 자산증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1~2년 여유를 갖고 하락기에 매수하거나 서울 근접 택지지구에 분양받도록 하라.

기다렸다가 자본금을 모아 하락기에 매수타이밍을 잡아 내집 마련을 하는 것이 안전하기는 한데 지금 매수하고 싶다면 서울 최대의 재건축 밀집지역이며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계동 주공과 창동 주공시리즈 중에서 용적률이 낮은 아파트 중심으로 10~20평대를 추천한다. 하락기에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는 대신 만일 상승흐름을 탄다면 많이 오를 아파트다.

자본금 8000만원이라서 집을 매수하기에는 부족하지만 부부합산 소득이 세후 400만원 정도라면 대출을 받아 충분히 내집 마련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내집 마련 Q&A

Q. 지금 사야 할 집, 팔아야 할 집은 어디인가요?

A. 최근 3년간 집값이 신고가를 경신하며 많이 오른 상황이라서 사야 할 집보다는 팔아야 할 집이 더 많다. 지금 집을 매수한다면 서울 최대 규모 재건축단지인 상계동과 창동 일대의 대지지분이 많은 역세권 주공단지 등이 상승폭도 크지 않고 절대시세도 낮으며 연계성을 띠고 있으므로 추천지역이다.
매수하면 안 될 곳들으는 단기 상승폭이 큰 마곡동 등 강서구 일대, 가격 상승폭이 큰 강남과 한강변 재건축아파트, 뉴타운아파트, 목동, 과천, 광명 재건축, 그리고 서울 인근의 택지지구 과분양으로 상대적 입지하락이 우려되는 서울 원거리 위성도시 아파트들을 들 수 있다.

Q. 서울과 수도권의 앞으로 집값 추이는?

A. 2010~2013년에 집값이 크게 하락했지만 2014~2016년 3년간은 그 이상으로 폭등해 대부분 집값이 신고가 행진 중이다.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피로감이 쌓인 데다 정부의 청약, 대출규제, 공급물량 과다에 따른 수급불균형 등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중에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등락을 하다가 결국 올 하반기부터 2019년 사이에 조정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락 폭은 10~15% 내외로 보이는데 재상승장에는 서울과 서울 근접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하며 대체신도시 등의 증가로 서울에서 거리가 먼 곳들은 상승폭이 크지 않은 이른바 부동산 가치 서열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Q. 3~5년 뒤 호재로 주목해야 할 지역은?

A. GTX, 9호선 연장 등 신규 역사가 들어오는 역세권 아파트단지들과 인구밀집도가 높고 사통팔달의 요지인 사당동 일대도 유망하다. 또한 집값이 많이 올라 단기적으로는 권하고 싶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전망이 밝은 강남권과 한강변 재건축 단지, 뉴타운 조합 매물 등이 추천 대상이다.
2017~2019년 특급 분양지역을 꼽으라면 성남시 고등지구와 대장지구, 고양시 지축지구와 덕은지구, 향동지구와 삼송지구, 하남시 감일지구, 과천시 과천지식센터, 평택고덕신도시 역세권, 서울 강남 구룡지구와 중랑 양원지구, 그외 핵심지역의 재건축과 뉴타운 등을 꼽을 수 있다.

Q. 부동산 종류별 매매 전략은?

A. 아파트는 단기간 많이 오른 상황이어서 당분간 관망하는 것이 좋으며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지켜보다가 하락폭이 큰 서울권 아파트 중심으로 매수전략을 펼쳐야 한다. 오피스텔은 특성상 차익형보다는 임대수익형 위주로 접근해야 하는데 신도시와 택지지구는 물량이 많으므로 가급적 피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권 중심의 주거용 오피스텔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가는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는 단지내 상가 중심으로 접근하되 가격이 높더라도 대로변 코너 중심의 특정업무가 밀집된 지역이 안전하다. 빌라와 다가구주택은 재개발과 재건축이 가시화되는 곳들로 가격선을 보고 접근해야 하며 개별성이 강해 일일이 판단하기가 쉽지 않지만 신축의 경우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토지와 경매는 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매수하는 것이 안전하다. 무경험자가 즉흥구매하거나 기획부동산을 통해 매수해서는 안 된다.

김종갑 소장 프로필
-천만명 부동산의 꿈 부동산 소장
-케이랭귀지 대표
-닥터아파트, 중앙일보 전문칼럼위원
-부동산티비 등 전문상담위원
-기업과 대학 부동산 특강. 부동산 경제 전문가 활동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