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사진=머니투데이
◆업계 상위 대형사들 어닝쇼크에 꿋꿋한 신영
신영증권이 투자한 제주 목장부지는 2004년 기준 247억원. 이후 13년 동안 제주도는 중국인 등 외국인 투자가 늘고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거주자격을 주는 투자이민제 정책을 시행하면서 공시지가가 해마다 10% 안팎 상승해 ㎡당 2만8539원에서 7만3805원까지 2.6배 뛰었다.
당시 신영증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자기자본은 5200억원으로 무리한 투자는 아니다. 그러나 신영증권은 지난해 자기자본이 1조72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고 주가도 3배 넘게 오르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실적도 눈에 띈다. 업계 2위와 6위의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등 해외부동산에 1조1350억원을 투자하거나 전체 영업수익의 절반 이상인 1200억원대를 올렸지만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각기 전년동기대비 90.85%, 13.7% 급감했다. 삼성증권(-36.6%)과 대신증권(-43.6%) 등 대형사들도 순익이 급감한 가운데 신영증권은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19% 증가했다.
◆신영증권 측 "소문만큼 투자차익 크지 않다"
하지만 실제로 신영증권이 제주 목장부지를 매입해 얻은 투자차익은 미미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제주지역의 투자가치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매입한 것이고 실제로 공시지가가 13년 동안 100억원 정도 올랐다”며 “공시지가와 실제 거래가격은 차이가 커 투자차익을 매기기는 어렵지만 투자실패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이 매입한 토지는 당시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 소유의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와 종달리 일대로 증권가에서는 골프장 개발을 위한 용도라고 보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가격이 폭락하고 골프장 개발사업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화가 급격히 진행되며 지금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골프장을 포함해 여러 개발사업을 고려했지만 지금까지 확정된 바가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신영증권이 4배 가까운 투자차익을 냈다고 추측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신영증권 관계자는 “투자차익이 1000억원이라는 이야기가 떠돈다는데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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