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외부자금을 활용한 컨소시엄을 인정해달라는 우선협상대상자 측의 요구를 외면하고 중국 기업 더블스타와 13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자 광주·전남지역 경제계에서 채권단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13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금액은 9550억원이다. 

이날 SPA 체결에 따라 앞으로 30일 이내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더블스타는 42% 지분 비율로 금호타이어 최대주주가 된다.

더블스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최대주주가 된 뒤에도 금호타이어는 여전히독립 경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는 전략적 측면에서 서로 협력해 브랜드, 판매, 구매 등 분야에서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광주·전남지역 경제계는 더블스타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역 대표기업인 금호타이어가 중국 업체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독립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광주·곡성공장은 말뿐인 공장으로 만 남게 되고 많은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게임을 하려면 공정하게 해야 하는데 더블스타에게는 6개의 컨소시엄을 허용하면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금호아시아나 측은 안된다는 것에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우선매수청구권이 있는 박 회장 측도 강하게 반발했다. 김현철 금호홀딩스 대표이사는 이날 오전 8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선협상자인 더블스타에게는 6개의 컨소시엄을 허용하면서 우선매수권자에게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F1(전략적투자자)만을 통한 인수는 회사경영에 위험성이 따르고 경쟁상대인 더블스타와의 형평성
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우선매수권자인 금호 측에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는 한편 법적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금호아시아나는 우선 매수권 약정에 따라 지속적으로 우선매수권의 일부를 양도해 컨소시엄을 구성, 우선매수권 행사를 허용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주주협의회 안건으로 정식 부의해 달라고 했으나 산업은행은 부의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산업은행의 이같은 불공정 게임 룰을 비판하는 네티즌의 글도 쇄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중국은 사드보복하는데 산업은행은 중국에 금호타이어를 조공으로 바치고 있다"고 꼬집었고, 또다른 네티즌은 "좋은 기술 중국에 주고 한국은 껍데기만 남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채권단 관계자는 "더블스타와의 본계약 당일에 우선매수권을 문제삼는 것은 투표가 끝났는데 선거룰을 바꾸자고 하는 격"이라며 금호 측의 요구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