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직장인의 ‘비상금통장’으로 불리는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치솟고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으로 마이너스통장의 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지난해 8월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의 마이너스 대출 연 평균금리는 3.67%였으나 1월에는 연 4.00%까지 뛰었다. 이달 들어서도 마이너스대출 금리는 오름세를 보였다.

KEB하나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표상품인 행프론 한도대출의 금리는 2월 말 연 3.89~5.08%에서 현재 연 3.91~5.11%로 0.02~0.0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의 KB스마트직장인대출도 연 0.04%포인트, 신한은행의 마이너스 대출상품도 연 0.03%포인트 올랐다.


마이너스통장은 정해놓은 한도까지 손쉽게 돈을 꺼내 쓸 수 있는 통장이다. 고객의 생활비 통장에 적합해 최근 이용액이 크게 늘었다.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3월 기준 39조7259억원으로 2월 말(39조5386억원)보다 1873억원 상승했다.

문제는 시장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 상승압박이다. 복잡한 대출절차 없이 내 통장에서 돈을 꺼내듯 쉽게 쓰다 보면 자칫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빚이 불어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올리면 마이너스통장의 금리는 앞으로 연 6~7%를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8월 연 4%대 후반이던 금리가 지금은 연 5%를 넘어 꾸준히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신용대출인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상승세”라며 “늘어나는 빚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사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빚, DSR 적용은 어떻게

금리인상기에 빚 관리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면 마이너스통장 역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하는 고객 중 추가 대출을 받을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으로 한도가 낮아질 수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이 차주의 DSR 산정 시 마이너스통장을 5년간 원리금을 균등분활상환하는 대출로 여겨 DRS규제에서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마이너스통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자동으로 만기연장(롤오버)된다는 점에서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빚으로 여겼으나 언제든지 갚을 수 있는 ‘우발채무’적 성격이 강해 DSR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현재 은행권에 DSR 정보를 제공하는 신용정보원은 1년 안에 갚아야 할 모든 부채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눠 DSR을 산출한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마이너스통장에 DSR규제를 풀어주면 DSR 산출도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을 쓰면 DSR에 100% 반영돼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렵다는 요구가 많았다”며 “언제든 갚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이너스통장을 DSR에 100%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보고 5년, 10년 만기로 분활상환하는 대출로 상정하자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마이너스통장은 금리인상기에 사용을 줄이는 것이 좋지만 만약 꼭 사용해야 한다면 ‘금리인하 요구권’을 이용하자. 직장인이 승진하거나 월급이 오르면 신용평가 점수가 올라가기 때문에 그만큼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다. 또 연체 없이 원활한 금융거래를 유지했다면 금리조정을 요구할 만하다.

빈번한 금리인하 요구는 신용조회를 늘려 신용등급을 하락시킬 가능성이 있으나 단순히 몇번 조회하는 것만으로는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금융위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도 일반대출과 똑같이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며 “마이너스통장을 받을 때와 직위, 연 소득, 신용등급 등이 달라졌으면 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해 대출이자 부담을 줄여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