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필 에이블씨엔씨 대표/사진=머니투데이DB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중인 에이블씨엔씨의 서영필 대표가 보유 지분 대부분을 투자회사에 넘겼다. 에이블씨엔씨는 서 회장의 지분 25.5%인 431만3730주를 자회사인 리프앤바인에 매각한다고 21일 공시했다. 매각가는 1882억원.
리프앤바인은 에이블씨엔씨의 광고대행 계열사다. 이날 투자회사인 비너스원은 리프앤바인 주식 100%를 인수하며 에이블씨엔씨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비너스원이 리프앤바인을 이용해 서 대표 지분을 우회 인수한 셈이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서 대표 지분은 29.27%(지난해 말 기준)에서 3.77%로 줄어들었다. 나머지 지분 70% 가량은 외국인과 기관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어 업계에선 사실상 서 대표가 회사를 투자사에 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오늘 양도계약만 체결한 것 뿐 경영권 양도나 서 회장의 거취 등은 결정된 바 없다”며 “앞으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브랜드숍 신화로 불리는 인물이다. 지난 2000년 처음으로 특정 회사 제품만 판매하는 브랜드숍 매장인 ‘미샤’를 선보였다. 더불어 저가 브랜드시장을 열었다. 한때 ‘미샤 열풍’은 대단했다. 화장품이 비싼 것은 마케팅비용과 제품 용기 탓이라며 ‘화장품 한개에 3300원’이란 혁신적인 가격대를 선보였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창업 4년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더페이샵, 이니스프리 등 미샤를 따라 잡으려는 중저가 브랜드들의 과열 마케팅에 시장 점유율이 떨어졌고, 중저가를 버린 고가 뷰티브랜드들과의 비교마케팅을 썼다 긴 암흑기를 겪어야 했다. 최근에는 색조 화장품 매출이 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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