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한편 대주주의 지분율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지난 27일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전반적으로는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역량 분산 등으로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또한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계열사의 보유 지분 정리 등이 필요한데 계열사의 보유 지분 정리는 각 회사의 이사회와 주주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라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금산법과 보험업법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주사와 사업사로 분할할 경우 현재 금융 계열회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 또는 전량 매각이 필요할 수도 있어 삼성전자 주가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짙다.
최근 지주사 전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건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로 분석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이 어려운 제반 여건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구조 대비 뚜렷한 개선 요인이 없어 주주 가치와 회사 성장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주사 전환설이 추후 다시 제기될 가능성을 차단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자사주는 보통주 1798만1686주와 우선주 322만9693주이며 전체 발행주식수의 13.3%(보통주 12.9%, 우선주 15.9%)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에 보유 현금이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감안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보유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며 “다만 시가 40조원을 상회하는 자사주 규모를 감안해 2회에 걸쳐 분할 소각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회차로 보통주 899만여주와 우선주 161만여주를 소각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으며 잔여분은 내년 중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소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