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 라는 신조어가 일상이 되면서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을 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졌다.

과연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라는 상실감에 빠진 우리에게 70년간의 인간 연구 성과를 집약, 해답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책이 출간됐다.

책 ‘라이프 프로젝트’는 저자가 6년간 ‘라이프 프로젝트’에 관해 연구∙조사한 결과를 집약한 추적 리포트다.
‘라이프 프로젝트’는 7만 여명의 아이들을 70년간 추적 연구한 지상 최대 인간 연구 프로젝트의 이름으로, 수만 명에 이르는 아이들의 출생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신상 변화부터 성적, 직업과 소득 등 생애 전반의 모든 정보를 관찰∙기록한 연구이다.

이 연구에서 밝혀진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인생 초기의 몇 년이 나머지 인생을 크게 좌우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회 계층의 영향은 압도적이다.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은 저소득층보다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할 가능성이 컸고, 좋은 성적과 직업을 얻는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세대가 거듭할수록 소득, 교육 등 다방면에서 계층 간 불평등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 이 문제는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존재하지 않울거. 이 책은 불리한 조건임에도 이를 극복해 낸 보통 사람들의 감동적인 휴먼 스토리를 담았다.

그 성공의 뒤편에는 화목한 가정, 열성적인 부모와 학교, 그리고 무엇보다 개인의 강한 의지가 있었는데, 실제 프로젝트 연구자들 역시 ‘인생은 유연하고 가변적이기에 우리의 의지로 삶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세대에서도 사회의 불평등은 존재해 왔고, 우리는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해 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현대 사회과학의 역사와 이 방대한 연구를 근거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헬렌 피어슨 지음 / 이영아 옮김 / ㈜미래엔 와이즈베리 펴냄 /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