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에 닥친 미국 금리인상을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다른 나라, 특히 신흥국의 자금이 빠져나온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도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가계부채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우리나라는 금리를 인상하면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고민에 빠진 이유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금리와 글로벌경제는 어떻게 움직일까. 또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떤 자산에 투자해야 수익을 볼 수 있을까. 미국의 금리인상과 그 영향, 한국의 금리전망을 짚어보고 개인의 빚 관리방법과 투자전략을 알아봤다.<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6월 미국 금리인상이 기정사실로 여겨지면서 이에 따른 재테크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린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국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장금리의 상승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전략이 필요한 투자자들은 고민이 깊다. 이에 달러화뿐만 아니라 그밖의 자산에 대한 투자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연저점 ‘달러화’, 지금이 매수 기회


최근 달러화 약세가 이어진 탓에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초반으로 내려오면서 연저점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6월 미국 금리인상 신호는 달러화 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

지난해 12월 말 달러당 1210원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1120원 아래에서 움직이자 투자자들이 저가매수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6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확대로 달러화 강세를 내다보는 전망도 있지만 현재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1120원 안팎에서 맴돌고 있어 전문가들은 달러화 매수 적기라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지난번 미국 금리인상 때처럼 미국 금리인상이 원/달러 환율에 선반영되거나 단기적인 상승에 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9월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달러화 투자는 여전히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원휴 하나은행 PB팀장은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60원대였고 최저점은 1080원 근처였기 때문에 1110원대 움직임을 연저점으로 인식할 수 있다”며 “6월 미국 금리인상 이슈로 달러화 반등 가능성이 있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지금이 외화예금을 늘리기에 적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최근 주식시장 강세 등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이어지는 만큼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분산투자 차원에서 2~3번에 걸쳐 외화예금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6월 미국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된 탓에 시장이 받는 충격이 작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금리인상 리스크보다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더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9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유효하고 연이어 인상된다면 시장의 불안감이 더 크게 조성돼 달러화 강세를 부추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팀장은 “현시점을 기점으로 원/달러 환율이 5원에서 10원 간격으로 내릴 때마다 달러화를 분할 매수한다면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스피가 장중 2370을 돌파하는 등 주식투자가 확대되는 시기에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분산투자는 더욱 중요하다.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포트폴리오상에서 리스크를 상쇄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달러화를 보유하는 목적은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 추구, 수입대금 결제 목적, 유학자금 송금 등 투자자별로 다양하다”며 “특히 고액자산가인 PB고객들이 달러화 자산을 선호하는 이유는 안전자산이라는 특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금펀드·단기채… 분산투자로 매력적
일반적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한국의 시장금리도 상승하기 때문에 금값과 채권가격은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금리인상기에 금투자와 채권투자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시기에 주식형 금펀드와 단기채는 오히려 분산투자로서 매력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금펀드는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골드바 등의 실물형태로 구입하거나 보관하려면 10% 이상의 부가가치세와 5%대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금ETF(상장지수펀드)의 경우 수수료가 0.5%에 불과하다. 또한 금ETF는 달러화 가치의 상승폭보다 금값이 더 크게 떨어질 때만 손실을 보는 구조이기 때문에 금리인상기의 투자상품으로도 적합하다.

뿐만 아니라 금펀드는 적립식이라 코스트에버리지(정액분할투자법) 효과가 있어 목돈을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자금의 유동성 확보와 리스크 감소 차원에서 유리하다. 금펀드는 크게 주식형과 파생형이 있다. 주식형은 금광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고 파생형은 원자재 관련 상장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 등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호황을 누리는 시점에서는 주식형 금펀드가 파생형 금펀드보다 추천할 만하다”며 “아니면 주식형과 파생형을 혼합한 재간접형펀드로 금 관련 주식과 금선물에 투자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이 6월과 9월 두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한국의 기준금리 수준에 도달한다. 이 경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국내시장의 불안감이 커져 시장금리가 상승한다. 특히 채권은 시장금리가 올라갈수록 하락폭이 더 커지기 때문에 장기채보다 단기채가 분산투자에 유리하다.

현재 주식선호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채권투자에는 더욱 안 좋은 환경이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주식뿐만 아니라 여러 자산의 분산투자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채권투자도 간과할 수 없다.

이 팀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정된 상황에서 공격적인 채권투자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금리상승 시 채권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듀레이션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금리인상기 채권투자는 투자금을 빨리 회수해 재투자하는 게 더 유리하다”며 “목돈보다는 단기적인 운영자금 정도로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