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사진제공=현대중공업
기업 분할 후 지난 10일 거래를 재개한 현대중공업그룹 4개 상장사. 재무개선과 기업가치 재평가가 기대되면서 투자자들은 이들 상장사의 주가 움직임에 관심이 높다.현대중공업그룹은 이날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조선·해양플랜트·엔진)과 신설회사인 현대로보틱스(로봇), 현대일렉트릭(변압기·차단기),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로 재상장했다. 증권업계는 분사한 기업들의 성장성이 부각돼 상장 후 기업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중공업 분할 후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
분할작업을 위해 주식거래가 중단되기 하루 전인 지난 3월29일 현대중공업의 종가는 16만5000원이었다. 사별 분할비율에 따른 시가총액을 발행주식 수로 나눈 시초가는 ▲현대중공업 14만6000원 ▲현대로보틱스 26만2000원 ▲현대일렉트릭 15만3000원 ▲현대건설기계 15만5000원이었고 재상장 호가 범위는 개시 기준 시초가의 50~200%에서 결정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4개 상장사로 분할하기 전 현대중공업의 시가총액이 12조54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했을 때 분할상장 후 시가총액 합계가 19조9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은 조선업황 회복의 혜택을 볼 것”이라며 “현대로보틱스의 지주회사로서 큰 성장 잠재력을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현대건설기계는 신흥국시장에서 강점이 예상되고 현대일렉트릭은 전기전자시장 성장에서 효과를 누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재상장일인 지난 10일 전장 대비 2만3500원(14.97%) 오른 18만5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비교적 큰 상승 탄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외국인투자자의 자금이 유입되는 점과 코스피지수가 연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식시장의 흐름이 좋은 영향을 받아 현대중공업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사 대비 저평가… 상승 여력 충분
현대중공업그룹이 분할 상장하는 4개 상장사 중 특히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의 저평가가 두드러진다. 이에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도 클 전망이다.
대표적인 주가 평가지표 중 하나인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보면 현대일렉트릭은 0.70배, 현대건설기계는 0.71배로 1배를 밑돈다. 특히 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 매력이 가장 높은 상황이라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는 분할과정에서 저평가된 상태로 상장한 만큼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며 현대일렉트릭 34만원, 현대건설기계 28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지주회사’ 현대로보틱스, 4개 상장사 중 최선호
지주회사가 될 현대로보틱스는 분할 4개 상장사 중 최선호주로 손꼽힌다. 현대로보틱스가 정유회사인 현대오일뱅크(지분율 91.13%)와 선박을 수리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지분율 100%)를 자회사로 둔 점도 매력 요인이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 자회사는 든든한 현금창출원으로서 국내 최대 로봇회사인 현대로보틱스의 성장을 뒷받침해줄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32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또한 23종의 산업용 로봇 라인업을 갖춘 현대로보틱스가 2021년까지 제품군을 100종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힌 점도 관전포인트다.
김홍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조선업 중심에서 4대 핵심사업으로 구조를 재편하면서 분할된 4개 상장사들의 독자적 경쟁력 강화 노력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로 나타날 전망”이라며 “현시점에서 지주회사로서 신성장동력에 중심이 될 현대로보틱스를 최우선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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