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로 외국인이 돌아왔다. 지난 3월 삼성전자가 200만원을 돌파한 후 매도 기조를 이어오던 외국인이 지난달 말부터 다시 삼성전자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외국인이 들어오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230만원을 바라보며 새역사를 쓰는 중이다.

외국인투자자가 삼성전자를 사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높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주주환원정책을 썼기 때문이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사태로 IM(무선사업부)의 실적이 급감했던 일은 이미 시장에서 잊힌 분위기다. 외국인이 이끄는 삼성전자의 돌풍은 과연 언제까지 갈까.


◆반도체가 이끈 실적… 외국인 ‘함박웃음’

지난 2일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4000원(0.63%) 상승한 224만50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28일에는 장중 229만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310조원을 넘어서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5%로 올라섰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초부터 큰 폭의 조정 없이 지속적으로 우상향 중이다. 이 기간 동안 주가상승률은 77%에 달한다. 시가총액도 100조원 이상 증가했다. 코스피지수의 강세가 삼성전자의 주가상승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10거래일간 삼성전자의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린 주체는 외국인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의 주식 375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과 개인이 각각 2520억원, 1983억원의 순매도세를 보인 것과 상반된다.

외국인이 느낀 삼성전자의 매력은 명료하다. 경쟁사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냈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


우선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은 분기 기준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9조898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48.3%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직전 분기보다는 7.4% 늘어났다. 이는 2013년 3분기 10조16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대치다. 매출에서 얼마를 남겼는지 나타내는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 13.4%에서 19.6%로 상승했다.

이번 삼성전자의 호실적 배경은 반도체사업부의 성장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문은 1분기 6조3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체의 65% 수준이다. 반도체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 분기가 처음이다. 글로벌 반도체시장의 공급부족으로 메모리가격이 상승해 초호황을 누린 것이 주효했다.


/사진=뉴시스 DB

올 1분기는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메모리반도체가격이 10% 넘게 올랐고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메모리사업의 경우 낸드(NAND)는 4TB 이상 서버 고용량 SSD와 64GB 이상 모바일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48단 V낸드 공급을 확대했다. D램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의 차별화된 고용량·고성능제품 공급을 강화하고 10나노급 공정확대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약진으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 반도체기업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인텔은 1993년부터 24년간 반도체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기업이다.

◆‘팡팡’ 터지는 호재… 증권가 목표주가↑

실적발표와 함께 주목받는 부분은 자사주 소각 소식이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수를 줄여 한주당 가치를 올리는 것으로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친화정책으로 꼽힌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보유한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각하는 자사주는 보통주 1798만1686주와 우선주 322만9693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13.3%(보통주 12.9%, 우선주 15.9%)에 해당된다. 소각주식의 규모가 시가 40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먼저 보통주 899만여주, 우선주 161만여주를 지난 2일 소각했고 잔여분은 내년 중 이사회 결의를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현재 보유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시장에서도 예상치 못한 강력한 주주환원정책”이라며 “자사주를 소각하면 이익전망치가 그대로여도 BPS(주당순자산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이어 깜짝 선물까지 생겼으니 매수를 안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잇단 호재에 증권가는 일제히 목표주가를 올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삼성전자 보고서를 낸 22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272만6818원이다. 지난 2일 기준주가 224만5000원보다 21.46% 높은 수준이다. 최고 목표주가는 KTB투자증권이 제시한 300만원이다.

목표주가만큼 오는 2분기 실적 추정치도 계속 높아진다. 지난 2일 기준 삼성전자의 2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12조71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 또한 57조732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3.34%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삼성전자의 이익 방향성을 추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부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라며 “메모리와 패널의 가격 강세가 2분기에도 지속되고 하반기에는 성수기 진입으로 출하 증가가 나타나 안정적 실적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