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인버스펀드. /사진=이미지투데이
코스피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이 눈에 띄게 줄었다.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한 후부터 늘어난 인버스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지난달 급감했다. 수년간 지속된 박스피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자 인버스펀드에 관심 갖기 시작했지만 예상과 달리 코스피는 계속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대선이 끝난 후에도 코스피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다만 급등에 따른 조정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스피 계속 오른다… 인버스 투자↓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설정된 10개의 코스피인버스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24억원에 그쳤다. 지난 3월 유입액에 비해 97%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 전체 2595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것에 비춰보면 지난달에는 인버스펀드가 철저히 외면당한 셈이다.
인버스펀드는 기준자산의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을 내는 펀드다. 이를테면 코스피지수가 10% 떨어졌다면 반대로 인버스펀드는 10%의 수익이 나오는 구조다. 펀드명에 레버리지가 들어간 것은 투자자산의 등락과 반대방향으로 두 배만큼 움직인다는 뜻이다.
따라서 인버스펀드는 기준자산의 가치가 ‘꼭지’에 이르면 인기를 끈다. 앞으로 가격이 상승하기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피지수의 경우 수년간 1800~2200 사이에서 맴돈 박스권을 형성하던 터라 최근 주가는 인버스펀드 투자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1월 코스피지수가 2100선에 근접하며 전고점을 돌파하자 코스피인버스펀드에는 1271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또 지난 3월에는 코스피가 2200선 턱 밑까지 치솟자 882억원이 들어왔다.
다만 지난달에는 코스피지수가 2200선을 돌파하며 역사상 신고가를 넘보는 상황이 연출됐지만 인버스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급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말부터 강세를 지속한 터라 미리 인버스펀드에 투자한 사람들이 손실을 보고 펀드환매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전체 인버스펀드의 평균수익률은 –9.27%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한주간 수익률도 –3.12%다.
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돌파한 이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대선이 끝나면 정치적 리스크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통계상으로는 역대 대통령 취임 후 평균 1~2년차 코스피 수익률이 20%대로 가장 좋다”며 “이는 새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치고 글로벌경기가 때마침 확장 국면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코스피가 기업실적 개선과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재개, 19대 대통령 선거 후 불확실성 해소 과정을 거치면서 2011년 4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돌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존의 박스권 상단 때와는 현재 코스피시장의 분위기가 다르다”며 “무조건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는 손실을 키울 수 있어 적은 비중을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지난 4일 종가 기준 2241.24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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