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신 RBC(지급여력비율)제도 개선 발표로 보험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당국의 제도 개선 방안에 따라 자본금이 부족한 보험사의 경우 RBC 기준 충족을 위해 자본확충을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0일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 내용을 공표했다. 2021년 보험사의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 시행에 맞춰 적용하는 신 RBC제도의 적용시기를 6월에서 12월로 다소 늦춰 시행키로 한 것.
◆자본확충 급해진 보험사
신 RBC제도의 핵심은 보험사가 RBC비율을 산정할 때 반영하는 보험부채(계약) 듀레이션(잔존만기)을 현행 20년에서 30년으로 늘린 것이다.
현행 RBC제도는 보험계약 잔존만기를 20년으로 한정하는 반면 오는 2021년부터 IFRS17이 도입되면 만기 제한이 없어진다. 보험사에게 잔존만기가 중요한 이유는 RBC비율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예컨대 30년 후 고객에게 보험금(보험부채)을 줘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면 보험사는 자산을 준비해야 한다. 이때 자산과 보험금(부채)의 잔존만기가 일치해야 지급에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자산과 부채의 잔존만기 차이가 생기면 그만큼 보험사는 보험금을 주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RBC비율은 하락한다.
자산·부채 듀레이션은 시장금리가 1%포인트 변할 때 자산·부채의 가치가 얼마나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민감도 지표로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금리리스크가 확대돼 RBC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
금감원은 만기 제한이 아예 없는 IFRS17 도입에 앞서 보험사가 받을 재무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보험부채의 잔존만기를 30년으로 늘려줬다.
하지만 당장 RBC비율이 높지않고 자본확충도 시급한 보험사라면 당국의 이번 제도 개선안이 마냥 반갑게 느껴지진 않을 수 있다. 잔존만기는 올해 12월에 25년, 내년 12월에 30년으로 확대된다.
당장 자본금 확충이 시급한 보험사의 경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초 일부 보험사들은 6개월이 아닌 1년 연기를 통해 내년 6월에 신 RBC제도가 적용되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금 확충기간을 좀 더 늘리길 원했던 것.
하지만 금감원은 IFRS17도입이 선언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으며 현 단계에서 많은 시간을 소모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021년 도입이 예정된 IFRS17을 앞두고 보험사에 충분한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많은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나섰다. 일부 보험사를 위해 제도 적용 기한을 더 늘리긴 힘들었다"고 밝혔다.
당장 자본금 확충이 시급한 보험사의 경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초 일부 보험사들은 6개월이 아닌 1년 연기를 통해 내년 6월에 신 RBC제도가 적용되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금 확충기간을 좀 더 늘리길 원했던 것.
하지만 금감원은 IFRS17도입이 선언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으며 현 단계에서 많은 시간을 소모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021년 도입이 예정된 IFRS17을 앞두고 보험사에 충분한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많은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나섰다. 일부 보험사를 위해 제도 적용 기한을 더 늘리긴 힘들었다"고 밝혔다.
사진=이미지투데이DB
◆하반기 'RBC비율' 높이기 총력 기울일 듯
국내 보험사들의 평균 RBC비율은 최근 감소세를 보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21개 생명보험사의 평균 RBC비율은 222.9%로 전년 동기 대비 35.6%가 하락했다.
21개 생보사 중 RBC비율이 200%에 미치지 못한 곳은 흥국생명(145.4%), 현대라이프(160.0%), 하나생명(160.2%), DGB생명(164.1%), 메트라이프생명(167.2%), 신한생명(178.3%), 동부생명(179.5%), 동양생명(182.2%), 농협생명(186.5%), 처브라이프생명(193.6%), 한화생명(198.7%), KB생명(199.1%) 등 총 12곳이었다.
21개 생보사 중 RBC비율이 200%에 미치지 못한 곳은 흥국생명(145.4%), 현대라이프(160.0%), 하나생명(160.2%), DGB생명(164.1%), 메트라이프생명(167.2%), 신한생명(178.3%), 동부생명(179.5%), 동양생명(182.2%), 농협생명(186.5%), 처브라이프생명(193.6%), 한화생명(198.7%), KB생명(199.1%) 등 총 12곳이었다.
물론 당국의 최소 RBC 권고 기준이 150%이지만 자산을 시가기준으로 평가하게 되는 IFRS17이 도입되면 200% 이하의 RBC비율로는 안심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6월 현재 일부 생보사는 후순위채발행과 신종자본증권발행, 지점수 통폐합 등의 조치로 RBC비율이 상승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제도 개선안에 따라 12월까지 추가적인 자본확충에 나설 보험사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6월 현재 일부 생보사는 후순위채발행과 신종자본증권발행, 지점수 통폐합 등의 조치로 RBC비율이 상승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제도 개선안에 따라 12월까지 추가적인 자본확충에 나설 보험사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본확충이 시급한 보험사는 현재 보유한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투자가 위축될 수 있어 회사의 장기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찍이 자본확충을 마친 보험사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비교적 재무적으로 급한 상황은 아니어서 RBC 제도 개선안에 따른 영향은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IFRS17 도입에 앞서 상품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지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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