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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관련 보험상품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대기오염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가운데 각종 호흡기, 심혈관 질환을 야기할 수 있는 미세먼지로 인한 공포가 사회적으로 확산된 탓이다.
◆미세먼지 보험, 출시 가능성은?

지난 4일 보험연구원은 '대기오염의 건강위험과 보험' 보고서를 통해 국내 보험사들이 미세먼지 관련 리스크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PM2.5(입경 2.5㎛ 이하의 미세먼지) 연평균농도는 2015년 기준 ㎡당 29㎛로, WHO 권고수준(10㎛/㎡)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OECD 국가들의 PM2.5 연평균농도는 2015년 기준 15㎍/㎥로 1990년에 비해 감소했다. 특히 일본(13㎍/㎥), 미국(8㎍/㎥), 그리고 EU국가(15㎍/㎥)는 OECD 평균에 비해 낮을뿐 아니라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인다.

더불어 국내 여름평균 오존 농도는 2015년 기준 OECD 국가 중 이탈리아, 이스라엘, 그리스 다음으로 높으며 2000년 이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우리나라가 대기오염 위험 국가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는 셈이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질병, 사망, 활동장애 등은 보험사에서 담보하는 주요 위험"이라며 "보험사는 대기오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환에 의료비와 사망률을 분석해 대기오염 수준과 관련정책 변화에 따른 종목별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보험사 중 미세먼지를 담보로 한 보험상품은 전무한 상태다. 그리고 빠른시일 내에 보험상품이 출시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손해율 산정 후 적정보험료가 들어온다는 계산이 나와야 출시된다"며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와 손해 정도를 산정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지금으로선 어떤 보험사도 '미세먼지 보험'을 만들기 힘들 것"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으로 말하면 손해율 산정과 미세먼지의 피해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면 상품화 가능성이 있다"며 "추후 연구용역을 통해 미세먼지가 얼마나 경제손실을 발생시키는지의 조사가 진행되고 충분한 백데이터가 쌓이면 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선 영업현장에서 활동하는 보험설계사들은 미세먼지를 보험계약에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다.

미세먼지는 장기적으로 호흡기·폐질환, 암, 뇌졸증 등 다양한 질환을 야기할 수 있어 이에 대비한 보험상품을 적극 홍보하고 있는 것.

한 보험설계사는 "최근 대기오염으로 야기되는 질환 보장 상품을 추천해달라는 문의가 많아졌다"며 "미세먼지 보험상품이 따로 없다 보니 암이나 폐질환 등 중대질환 보장이 가능한 보험을 소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마스크, 건강보험 적용?

의료계에서는 심각한 호흡기 질환 환자만이라도 미세먼지 마스크 구입 시 건강보험을 적용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편의점이나 약국에서 파는 미세먼지용 마스크(차단효과가 인증 상품)는 개당 2000원 꼴로 비싼 편이다.

심지어 일부 백화점에선 영국산 미세먼지 마스크(필터 교체형)가 18만원대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호흡기 질환에 특별히 신경써야 하는 사람 입장에선 우수기능을 갖춘 고가 마스크가 꼭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당장 개당 2000원짜리 마스크를 한달 내내 사용하면 6만원, 1년이면 72만원이다.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보험적용 필요성이 제기된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호흡기 환자는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는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통을 받는다"며 "정부가 환자들을 대상으로 마스크를 대량 지급하지 않는 한 건강보험을 적용해 마스크 구입비용이라도 보전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