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유부문 비중 확대
업계 맏형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정유·화학기업 최초로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어섰다. 이어 1분기에도 영업이익 1조43억원을 기록,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영업이익에서 석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5%로 화학(46%)·윤활유(9%)사업 등 비석유부문보다 낮았다. SK이노베이션이 최근 6년간 화학·윤활유사업에 4조원 이상 투자하며 비정유부문을 강화한 게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사진=뉴시스
SK이노베이션은 올해도 최대 3조원을 고부가가치 화학·석유개발·전기차 배터리 등에 투자하는 사업다각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석유중심의 기존 사업구조를 배터리·화학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차세대 먹거리로 배터리·화학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을 지속 성장이 가능한 구조로 변화시키겠다”며 “집중적 투자와 M&A(인수·합병)로 빠르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에쓰오일(S-OIL)도 비정유부문이 강세다. 1분기 영업이익 3335억원 중 정유부문 영업이익은 1097억원(32.9%)에 그쳤고 석유화학(1395억원, 41.86%), 윤활(841억원, 25.24%) 등 비정유부문이 67.1%를 차지했다.
에쓰오일은 4조7890억원을 투자해 2018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잔사유 탈황·분해설비와 프로필렌 하류제품 생산설비를 완공해 사업구조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사업구조 다각화로 미래 도모
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영업이익 3548억원 중 약 1000억원(28.2%)을 비정유부문에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다른 경쟁사에 비해 정유사업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현재의 사업구조를 탈피,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유류저장·윤활기유사업 등 비정유부문 비중을 늘리고 있다.
GS칼텍스는 1분기 5850억원의 영업이익 중 비정유부문이 2048억원(35.0%)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8월 비정유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직속부서로 프로젝트팀 위디아를 꾸렸으며 올 초에는 경영전략팀을 없애고 미래전략팀을 신설해 신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정유업계가 일제히 비정유부문에 집중하는 이유는 유가와 정제마진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정유부문과 달리 화학·윤활유·배터리 등의 분야는 안정적 성장이 기대돼서다.
SK에너지 나프타 분해 공장. /사진=SK에너지
또 문재인정부가 미세먼지대책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경유차퇴출정책을 공약한 것도 정유업계의 탈정유화 노력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다.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연료로 쓰이는 휘발유, 경유, LPG 중 경유의 국내 비중은 절반가량에 육박한다. 경유차 퇴출이 현실화될 경우 정유사업 실적이 급격히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업황이 불안한 정유부문보다 비정유부문사업 비중을 늘리는 게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정유사들의 비정유부문 투자 확대와 정부정책 등을 감안하면 정유사업 의존도는 계속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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