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상반기 가요계 뮤직비디오에서는 '독특한 컬러구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진=태연 인스타그램

음악의 장르와 팬들의 연령대에 맞춰 비슷한 영상을 구성하던 이전과는 다르게 올해 주목 받은 뮤직비디오들은 해당 아티스트의 음악과 아이덴티티를 담은 독특한 색채와 미장센으로 정체성을 드러냈다. 
과거, 봄이면 등장했던 서정적인 컬러감의 뮤직비디오는 진한 파스텔 컬러가 더해져 설렘과 사랑스러움을 더욱 짙게 담았으며, 여름에 등장하던 빠른 비트감의 비비드한 뮤직비디오는 모노톤 혹은 색감을 뺀 레트로풍 컬러로 2017년 가요계 뮤직비디오 트렌드를 이끌었다.
▲봄, 동화 같은 색채의 뮤직비디오에 주목!

/사진=뮤직비디오 캡처

봄에 등장하는 뮤직비디오는 보통 한 편의 단편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 구성에 그 중심을 둔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봄 뮤직비디오들은 가사 전달이나 주연배우의 연기력에 전체적인 호흡이 집중됐다. 

하지만 올해의 봄 뮤직비디오는 이러한 스토리 구성에 컬러 기획을 더한 동화 같은 미장센으로 한층 더 성숙한 영상을 선보였다. 특히 2017년 봄, 가요계에서 주목을 받았던 아이유의 ‘이런엔딩’과 VAV의 ‘Flower’, 태연의 ‘Make Me Love You’ 뮤직비디오는 마카롱처럼 달콤한 컬러 프레임으로 음악적 메시지를 설렘 가득 담아냈다.
뮤직비디오 디렉터 김은유 감독은 "올 봄 가요계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음악적 스토리와 컬러가 함께 공존한다는 것이다. 가사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특정 컬러를 사용하는 한편, 전체적인 컬러를 통해 아티스트의 감성과 계절감을 전달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전하며, "컬러 기획에 승부수를 띄운 몇몇 뮤직비디오의 경우, 마치 청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켜 10대와 20대의 감성과 감각을 모두 만족시켰다"고 말했다.

▲여름, 아이덴티티가 담긴 트렌디한 뮤직비디오에 주목!

/사진=뮤직비디오 캡처

기존의 여름 뮤직비디오는 리듬감 있는 비트에 맞춰 빠른 화면 전환과 통통 튀는 캔디 컬러로 화려함을 강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올 여름 등장한 뮤직비디오는 무채색 혹은 느와르 감성의 톤다운된 레트로 컬러로 힘을 뺀 감성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 것이 특징이다.
올 여름 일찌감치 등장한 가요계 트렌디세터들 역시 이러한 공식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각각의 프레임마다 잔잔한 컬러의 미장센을 선보인 지코의 ‘she's a baby’와 심플한 것이 가장 트렌디한 것임을 보여준 新음원강자 혁오의 ‘Tomboy’. 이어 최근 음원을 발매한 지드래곤의 '무제(無題) (Untitled, 2014)' 뮤직비디오 역시 시시각각 변하는 감성적 레트로 컬러를 덧입혀 청춘 느와르 영화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뮤직비디오 디렉터 김은유 감독은 "2~3년 전만 하더라도 여름에 발표되는 음악은 발랄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을 강조하는 비비드한 컬러의 뮤직비디오가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많은 뮤지션들이 음악, 영상, 디자인, 패션 등을 접목한 크루 형태의 작업을 선호해, 아티스트의 방향성을 맞춘 컬러 기획으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트렌디한 뮤직비디오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