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해범. 사진은 인천 남구 인천지방법원. /사진=뉴시스

초등학생을 유괴·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10대가 재판에서 관련 혐의를 추가로 인정했다. 그러나 모든 범행에 대해 심신미약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이라는 주장을 계속했다.
인천지방법원 형사15부(부장판사 허준서) 심리로 4일 열린 재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미성년자 약취·유인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양(17)의 변호인은 "피해자를 유인한 부분을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A양 측은 지난 6월15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해당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A양의 변호인은 그러나 "검찰 측의 주장대로 치밀한 사전 계획에 따른 범행은 아니다"라며 "사체손괴·유기 당시뿐 아니라 살인 범행 때도 심신미약 상태였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사체손괴·유기 뿐만 아니라 범행 전체에 대해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것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A양의 변호인은 "범행 도구와 장소, 이후 행적 등으로 미뤄볼 때 정확히 어떤 질환인지는 모르지만 그 것으로 인해 충동·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며 "범행 후 서울에 있다가 모친의 연락을 받고 자수한 점도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검찰 측은 첫 공판준비기일에 이어 관련 증거들을 제시하며 치밀한 계획에 따른 참혹한 범죄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A양은 지난 3월29일 오후 12시47분쯤 인천 연수구 한 공원에서 초등학생 B양(8)을 자신의 아파트로 유괴·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A양은 범행 당일 오후 5시44분쯤 서울 한 지하철역에서 평소 알고 지낸 C양(19·구속)에게 B양의 시신 일부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의 다음 재판은 오는 12일 오후 2시 인천지법 413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