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전력수요. 수요전망 워킹그룹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2030년 전력수요가 기존의 전망치보다 11.3기가와트(GW)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는 1GW짜리 원자력발전 11기 전력 생산분량과 같다는 점에서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시민단체·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력)수요전망 워킹그룹'은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회의를 열고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 관련 전력수요 전망치를 공개했다.

정부는 중장기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2년마다 15년 단위의 계획을 수립한다. 전력 수급 계획에는 경제성장률, 전기요금 명목가격, 소비패턴, 기온변화 요인 등이 반영된다.


수요전망 워킹그룹은 전력수급 계획을 수립하는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다. 전력설비·수요관리 워킹그룹 회의·공청회, 정부 심의·의결 등 여러 과정을 거쳐 올해 말까지 최종 계획안이 마련된다.

수요전망 워킹그룹이 이날 내놓은 8차 전력수급계획 수요 전망 초안에 따르면 2030년 최대 전력수요는 101.9GW로 2년 전 수립된 7차 계획(113.2GW) 대비 11.3GW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전력수급계획이 크게 감소한 이유로는 경제성장률(GDP) 하락이 지목됐다. 8차 계획에 반영된 GDP 전망치는 7차의 3.4%보다 0.9%포인트 감소한 2.5%였다. 다만 최근 GDP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추세여서 이 계획보다 증가할수는 있다.

유승훈 수요전망 워킹그룹 위원장(서울과기대 교수)은 "이 전망은 최종 수치가 아니다"라며 "향후 경제성장률이나 전원믹스 구성에 따라 발전원가 구성이 달라지면 수요 추정치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8차 수요 전망이 7차 대비 크게 감소하면서 신규 발전소 건설을 준비하거나 건설 예정인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도 명분이 실릴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 위원장은 "수요예측 모형을 공개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신재생·전기학회 주관으로 전문가를 초청해 오는 26일 세미나를 개최할 것"이라며 "향후 수요소위를 통해 추가 논의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