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주먹 성공신화’로 청년사업가들의 롤모델이었던 이영석 총각네 야채가게 대표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청년들은 이 대표처럼 되겠다는 꿈을 안고 총각네 야채가게에 입사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총각네 야채가게는 외부에서 점주를 모집하는 일반 프랜차이즈업체와 달리 본사 직원들을 선발해 가맹점을 내준다. 자본금이 없는 젊은 직원에게는 가게를 차릴 수 있도록 월세보증금과 권리금, 인테리어 비용 등을 본사가 대주고 이를 가맹점주가 조금씩 갚아나가는 형태다. 돈 없는 청년의 자수성가를 돕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됐지만 이 대표가 부당한 요구를 하더라도 점주들이 거절하기 힘든 구조이기도 하다.

이영석 총각네 야채가게 대표. /사진제공=총각네야채가게

일부 가맹점주에 따르면 이 대표는 가맹점주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따귀를 때리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가맹점주 단톡방에서 금품 상납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매장운영권을 빌미로 점주들에게 이른바 ‘똥개교육’이라는 500만원짜리 본사교육을 받도록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육과정에는 "일을 배우는 입장이라면 급여 등에 신경쓰지 않고 배움에 감사해야 한다"는 류의 정신교육 내용이 포함됐다.
이 대표는 야채행상과 오징어트럭장수 등을 쫓아다니며 바닥부터 장사 노하우를 익히고 이를 바탕으로 연매출 400억원 규모의 야채 프랜차이즈기업을 일궈낸 인물이다. 지금의 총각네 야채가게를 만들기 위해 ‘성공하고 싶다면 땀을 흘려라’는 신조로 20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맨손으로 일으킨 사업이어서였을까. 과할 정도로 열성적이고 목표를 중시하는 이 대표의 경영방식은 가맹점주에게 가혹했다.

가맹점주들의 제보가 잇따르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홈페이지에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비난여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 이 대표가 2012년에 펴낸 자서전의 제목이다. 책에는 이 대표 특유의 괴팍한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대표는 책 제목과 반대로 ‘인생에 변명하는’ 처지가 됐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9호(2017년 8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