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채용.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이 지난 2일 오전 5급 기술직 제2차 필기시험이 치러지고 있는 경기 안산시 한양대학교를 방문해 시험 집행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인사혁신처 제공)
앞으로는 공무원 경력채용 지원 시 응시 원서와 이력서에 본인 사진을 붙이지 않아도 된다.
인사혁신처는 10일 공무원 경력채용 시험과 관련해 사진 없는 응시 원서와 이력서를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국가공무원 임용시험 및 실무수습 업무처리 지침'(이하 임용시험 지침)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
인사처는 "이달 말부터 공무원 경력채용 시험이 학력, 가족관계 등 직무 능력과 무관하게 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철저히 배제하면서 직무 수행 능력은 체계적·전문적으로 평가하도록 바뀐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공개경쟁채용 시험은 2005년부터 응시 원서에 학력란을 폐지하고 구조화된 면접을 도입했다. 하지만 각 부처에서 주관하는 경력채용 시험에는 학력, 가족관계 등 인적 사항을 요구하는 경우가 일부 있었다.
임용시험 지침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서류 전형과 면접 전형으로 선발하는 경력채용 시험에서는 외모에 따른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 사진 없는 응시 원서와 이력서를 사용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본인 확인용 사진을 부착한 공채 응시 원서를 함께 사용했었다.
또한 부처마다 다른 이력서 서식, 인적 사항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이번 개정안에는 학력, 신체 사항 등 직무 수행에 불필요한 신상 정보를 아예 제출받을 수 없도록 전 부처 공통의 표준 서식을 만들었다. 특히 학력과 관련 사실 확인을 위해 제출한 학위증명서 등의 경우 평가위원에게 제공을 금지했다.
대신 직무 역량 중심의 평가 조치는 강화된다. 경력채용 시험을 주관하는 부처는 응시자가 수행해야 할 직무 내용 및 업무 수행에 요구되는 능력, 지식을 밝힌 '직무기술서'를 작성하고 이를 시험 공고 시 반드시 공지하도록 했다.
인사처는 "응시자가 채용 정보에 대한 탐색 및 직무와 무관한 불필요한 스펙을 쌓는 일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직무 관련 능력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달했다.
각 부처의 면접 역량을 높이기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 인사처는 각 부처가 업무 특성에 맞는 '구조화된 면접' 문제를 자체 개발할 수 있도록 '면접문제 출제 가이드라인'을 오는 10월 말까지 부처에 제공한다. 특히 면접 경험이 풍부하고 평가 역량이 검증된 면접관 풀을 부처에 제공, 각 부처의 면접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판석 인사처장은 "블라인드 채용은 일부에서 말하는 '깜깜이' 채용이 아닌 학력, 지역, 외모와 같은 편견 요소는 배제하고 직무 수행 능력을 제대로 따지는 '꼼꼼이' 선발 방법"이라며 "이러한 채용이 정착되면 눈에 보이는 스펙이나 선입견을 넘어 청년들의 진정한 실력을 편견 없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블라인드 채용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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