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쪽부터)서산주행시험장 전경, 서산주행시험장 시험로 주행 모습, 서산주행시험장 캣츠아이로, 충주공장 라인.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요즘 자동차업계의 최대 화두는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다. 강화되는 환경규제로 친환경차시장이 급속도로 성장 중이며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는 운전자 지원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교통혁명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첨단 자동차기술의 산실이자 지난해 매출기준 전세계 7위의 부품사인 현대모비스가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기술 확보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 친환경차 부품 공급 급증
최근 중국은 전기차 의무판매제를 도입하는 등 강력한 친환경차 공급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 외에도 수많은 나라가 정책적으로 미래자동차시장의 방향성을 친환경차에 맞췄다. IHS, JD파워 등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은 2025년까지 글로벌 친환경차시장 연 평균 성장률이 31%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계에선 친환경차를 놓고 치열한 기술경쟁이 치러진다.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새로운 기술은 물론 원가경쟁력 확보가 필요해서다.

글로벌 종합부품사인 현대모비스는 이런 시장변화에 발맞춰 친환경차 부품 개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친환경차 부품 공급증가는 친환경차시장의 성장세보다 빠르다. 지난해 현대모비스가 친환경차에 공급한 부품은 차량대수 기준 12만8450대로 전년 대비 80%나 늘어났다. 현대모비스가 친환경차에 처음으로 부품을 공급한 2009년(6720대)과 비교하면 7년 사이 18배나 증가했다.

현대모비스가 이같은 성장을 일궈낼 수 있던 것은 독자기술로 구동모터와 배터리시스템(BSA), 수소공급장치와 연료전지통합모듈 등 핵심부품 개발에 성공해서다. 현대모비스가 친환경차에 공급하는 부품은 하이브리드(HEV) 6종, 전기차(EV) 5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8종, 수소연료전지차(FCEV) 9종 등 총 28종에 이른다.


현대모비스의 친환경차 기술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모터의 출력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무게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2009년 출시된 아반떼 HEV의 모터출력은 15kW에 불과했지만 최근 나온 아이오닉 EV의 출력은 88kW에 달한다.배터리시스템(BSA) 역시 발전을 거듭했다. 배터리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은 최근 5년새 10~15% 향상됐다. 중량을 줄이면서 가용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결과다. 배터리시스템의 안전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는 게 현대모비스 측의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양산부품의 성능 향상과 더불어 친환경차 신기술 개발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독자개발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한 예다.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의 중간 단계로 일반 하이브리드처럼 별도 구동모터를 쓰지 않고 배터리와 시동발전기 등의 시스템만 개선해 기존 내연 차량보다 연비를 15% 정도 향상시킨 것이 특징. 기존 하이브리드카의 복잡한 시스템보다 기술 접근성이 용이하고 전세계적으로 적용 초기 단계라 향후 지속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양산을 위해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인휠 시스템’도 주목할 기술이다. 차량 네 바퀴 안에 구동모터와 제동장치를 각각 장착해 독립제어하는 시스템을 뜻하는데 동력 전달과정을 줄여 동력손실을 최소화하는 게 특징이다. 현대모비스는 소형 전기차 등에 인휠 시스템을 탑재해 신뢰성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국내 최초로 친환경차 전용 차세대 통합형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i-MEB)을 개발하고 현재 양산을 준비 중이며 양방향 충전기 개발을 통해 전력 활용 극대화 방안도 모색 중이다.


◆ 과감한 투자로 자율주행 선도

현대모비스는 미래차 기술의 또 다른 축인 자율주행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자율주행차시대로의 진입을 위해 다양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개발에 한창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다양한 ADAS 기술을 글로벌 선진부품업체 수준으로 보유했다. 적응형 순항제어장치(ASCC), 차선이탈방지 및 제어장치(LDWS & LKAS),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 지능형주차보조시스템(SPAS), 후측방경보시스템(BSD) 등을 이미 양산하고 있는 것.

현대모비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독보적 기술 확보와 원가 구조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자율주행분야 선도업체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에 대거 투자하고 국내외 핵심 기술인력을 유치하는 등 사활을 걸었다.

지난 7월 DAS(운전자지원시스템) 담당 상무로 영입된 그레고리 바라토프 박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바라토프 박사는 미국 콘티넨탈사에서 카메라 센서 개발을 총괄한 업계 최고의 전문가다. 자율주행기술의 시작이 센서를 통한 외부환경인식인 만큼 이 분야의 기술력을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세계 각지에 구축한 해외연구소에서도 자율주행기술 관련 다양한 전문가를 영입했다. 국내 우수 연구인력 채용도 대폭 늘렸다. 2013년부터 채용한 박사급 연구원만 111명에 달하며 현재 총 연구원 수는 2700명을 초과한다.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은 지난 6월부터 가동 중인 서산주행시험장에서 본격화된다. 31만평 규모에 설치된 14개 시험로 중에는 첨단주행로, 레이더시험로, 터널시험로 등이 완비됐다. 실제 도로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모든 상황이 재현돼 자율주행차 핵심기술을 평가할 수 있고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인 카메라와 레이더 등 센서 인식 성능을 더욱 정밀하게 테스트 가능하다. 개발된 기술이 이 시험로에서 즉각적으로 사용돼 피드백이 이뤄지면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기술고도화를 이룰 수 있다. 이외에도 현대모비스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 환경을 구축해 통신연계 자율주행시스템 개발도 진행할 예정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3호(2017년 8월30일~9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