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모씨가 살인 현장검증을 벌이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경찰이 11일 여중생 딸 친구를 살해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모씨에 대한 살인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약 45분동안 이씨 딸 친구인 A(14)양이 살해당한 것으로 조사된 서울 중랑구 망우동 이씨 자택에서 현장 검증을 벌였다.

이씨는 호송 차량에서 내린 뒤 취재진이 "왜 죽였느냐"고 질문하자 "죄송하다"고만 답한 뒤 검증을 위해 자택으로 들어갔다.


이씨는 자택 내부에서 지난달 30일 딸 친구인 A양을 살해하던 상황을 마네킹을 이용해 검증했다. 이씨는 이후 자택에서 나와 시신을 검정색 캐리어 가방에 담아 차량에 싣는 과정까지 재연했다. 이씨가 자택에서 나오는 모습을 본 동네 주민들은 욕설과 함께 야유를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를 중랑서로 호송해 범행동기 등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어제 밤과 오늘 새벽 사이에는 이씨와 이씨 딸에 대한 추가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사체유기 장소인 강원도 영월과 시체를 담았던 트렁크 가방과 범행도구를 유기한 장소를 정밀 수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씨가 범행 동기에 대해 일부 진술했으나 완전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추가 조사를 통해 범행 동기를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사체유기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이씨 딸 이양은 현장검증에 동행하지 않았다. 이양의 영장심사는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다.

이씨는 전날 7시간25분에 걸친 조사 끝에 경찰에 A양 살인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30일 이양에게 평소 안면이 있던 A양을 자택으로 데려오라고 했고, 이양은 "집에서 영화를 보자"며 A양을 유인해 수면제를 탄 드링크를 줘 잠들게 했다.

이씨 강요로 4시간 정도 집을 나갔다 귀가한 이양은 아버지 이씨로부터 '내가 죽였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실제 A양이 숨져있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씨 부녀는 숨진 A양 시신을 담은 검정색 캐리어가방을 차량에 실어 강원도 영월 한 야산에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