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황금연휴에 앞서 북핵리스크로 가격조정을 받은 항공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휴를 앞둔 항공주에는 ‘매수’ 보고서가 쏟아지게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추석연휴가 끝나자 투자자의 관심이 다시 항공주로 쏠린다. 이유는 올 4분기 예상실적에서 찾을 수 있다. 열흘간의 황금연휴 동안 여객기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4분기 실적에 동력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전문가들 역시 같은 의견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지금이 항공주를 투자바구니에 담을 때라고 조언한다. 그동안 지속된 리스크가 현 주가에 반영된 상태기 때문에 앞으로 실적개선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시기라는 설명이다. 다만 여행객 증가효과가 적용되는 4분기 실적인 만큼 단기적인 접근은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른바 저평가된 종목에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대한항공: 현 주가, 바닥 가능성 높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대한항공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여객실적의 기저가 높고 올해 성수기 수요가 긴 추석연휴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추석연휴는 9월이고 올해는 10월이어서 올 3분기 실적은 전년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올 4분기에는 추석 황금연휴 효과로 여객실적 모멘텀 강세가 기대된다. 그동안 지속된 여객실적 모멘텀 둔화는 3분기에 그칠 것이며 주가는 이를 충분히 반영한 상태라 저가매수의 기회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는 PBR(주가순자산비율) 0.9배로 업황을 감안했을 때 저평가된 상태”라며 “추석연휴 효과에 따른 장거리노선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상승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해 4분기에 항공화물이 늘면서 업황반등이 나타난 점에 비춰볼 때 올해 역시 비슷한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업계에서는 4분기를 실적 기여도가 높은 전통적 항공화물 성수기로 구분한다. 뿐만 아니라 상반기에 생산차질을 빚었던 항공우주사업부문도 지난 8월부터 정상가동 중이다. 이 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이익 1111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높은 만큼 실적향상에 따른 주가상승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KB증권은 대한항공에 대해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현 주가 수준이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며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제시했다. KTB투자증권은 PER(주가수익비율) 10배를 적용해 목표주가 4만3000원을 책정했다. 대한항공의 지난 12일 주가는 2만9900원으로 25% 이상의 상승여력이 존재하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3분기 부진, 화물호조 매력
아시아나항공도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은 115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여객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어든 8902억원으로 추정된다.


기저효과와 추석연휴 등으로 3분기 여객이 부진한 것은 항공주의 공통된 현상이지만 그중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의 하락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시아나항공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로 수요가 부진한 중국노선 노출도가 높고 미주노선 수익률 하락이 크다”며 “지난해 4분기부터 미주노선에 A380을 추가투입하는 등 공급을 늘린 상황에서 발생한 사드 이슈는 수익약세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역시 화물매출에서 가격과 판매량 강세로 양호한 실적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쟁사에 비해 AFTK(실질화물운송량) 축소가 없어 수송량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여기에 항공화물의 본격적인 성수기인 4분기에 들어서면 실적개선에 추진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2일 기준 최근 한달간 제시된 증권사의 투자의견을 종합하면 아시아나의 평균 목표주가는 5050원 수준이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4225원에 장을 마쳤다.



◆제주항공: 경쟁사 우위, 사드 리스크 적어
제주항공은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시장장악력을 감안했을 때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 다른 LCC(저비용항공사)와 비교 시 제주항공은 트래픽과 실적성장세가 높은 수준으로 밸류 프리미엄 부여가 타당하다는 평가다. 또 사드 이슈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항공주 가운데 중국 노출이 가장 낮은 점도 주가상승 요인 가운데 하나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주항공의 트래픽과 이익성장률은 성숙한 시장인 미주·유럽·동남아지역의 LCC는 물론 중국 LCC보다 우위에 있다”며 “비교대상인 중국 LCC가 현재 PER 15~19배에 거래 중인 점을 감안하면 제주항공의 높은 밸류 적용에 정당성을 더한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올 3분기 실적부터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삼성증권은 제주항공이 올 3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며 항공주 투자의 가장 적절한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주항공의 올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7.6% 성장한 2828억원, 영업이익은 26.2% 증가한 482억원으로 시장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며 “항공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익하며 올 3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제주항공에 대해 “경쟁이 두렵지 않다”며 12개월 목표주가를 5만원으로 제시했다. KTB투자증권은 제주항공에 PER 16배를 적용한 목표주가 4만9000원을 유지했다. 삼성증권은 제주항공의 목표주가로 4만7000원을 책정했다. 지난 12일 제주항공은 3만50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0호(2017년 10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