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수원시 영통구에서 군고구마를 팔고 있는 한 노점상인. /사진=홍승우 기자
팥 앙금이 가득한 붕어빵, 따끈한 국물과 함께 먹는 어묵… 겨울철 대표 길거리 간식거리다. 이와 함께 두 손의 뜨거움을 참고 반으로 가르면 노란 속살과 함께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군고구마’도 빼놓을 수 없다. 예전에는 겨울이 오면 도심 번화가는 물론 골목골목마다 철제 드럼통에 구멍을 뚫고 불을 피워 고구마를 굽는 군고구마 장수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지난 16일 밤 10시께 수원시 영통구 번화가에서 군고구마를 팔고 있는 한 노점상인을 발견했다. 최근 좀처럼 보기 어려운 모습에 반가운 마음으로 5000원어치의 군고구마를 샀다.
그날 저녁 만난 지인들은 요즘은 군고구마를 파는 곳이 없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정작 먹는 양을 봤을 때 그들이 한 말은 군고구마가 너무 먹고 싶어 한 소리가 아니었다. 또 정작 그것을 사갔던 기자도 군고구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가 아쉬워한 건 빠르게 사라져가는 따듯한 추억이다.
사실 길거리 군고구마 장사는 엄연히 불법 노점상이다. 특히 최근 지자체는 불법 노점상 인근 지역 주민들의 집값 하락 또는 생활권 침해를 이유로 한 민원 제기가 급증하자 규제 강화에 나섰다. 또 불법노점상의 식기나 재료의 위생상태도 장담할 수 없다. 이 같은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흔했던 노점상의 모습을 보기 어려워진 것.
추억을 팔아 불법을 눈감자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자체의 노점상에 대한 강력한 단속 및 규제와 함께 정식 사업자 전환 추진과 사후 관리를 통한 상생의 자세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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