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리뷰] 보험사들이 보험료 자동이체 할인을 서서히 폐지하고 있다.
이미 십여년전, 보험료 자동이체 할인은 보험사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점점 축소돼 일부 보장성보험에만 적용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보험사들이 폐지를 진행하며 자동이체 할인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분위기다.

◆점차 폐지되는 자동이체 할인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스페셜통합종신보험의 자동이체 할인을 이번달부터 폐지했다. 또한 한화생명은 올해 '변액유니버셜GI플러스보험', '내가찾던 건강종신보험' 등에 적용돼던 자동이체 1% 할인 혜택을 없앴다. 삼성생명도 올해 할인제도를 축소하며 일부 보장성보험에만 자동이체 할인을 적용 중이다.

이밖에도 보험료 자동이체 할인을 일부 상품에 적용하는 중소형 보험사들도 혜택 폐지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료 자동이체 할인은 지정된 은행계좌에서 자동이체 시 보험료가 1% 할인되는 제도다. 예컨대 월 30만원의 보험료를 내는 고객은 자동이체 시 월 3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1년이면 3만~4만원 할인을 받을 수 있고 10년 이상 상품 유지 시 수십만원에 달하는 할인 혜택을 볼 수 있어 나쁘지 않은 제도였다.


보험사들이 이러한 할인제를 도입한 이유는 계좌이체 납부를 활성화하려 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보험사들이 보험료 카드결제를 줄이는 추세지만 과거에는 신용카드 납부 비중이 적지 않았다.

또한 보험설계사가 직접 고객에게 보험료를 수납받는 형태도 존재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보험료를 직접 입금하는 것보다 계좌에서 돈을 가져가는 자동이체 방식이 더 편리하고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또 계좌이체로 돌려놓으면 고객들이 매달 수십만원의 보험료를 내도 실제로 입급하는 것이 아니어서 납부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효과도 볼 수 있었다.
◆계좌이체 납부 보편화… 할인혜택 부담↑
이에 보험사들은 계좌 자동이체 방식을 더 활성화하기 위해 1% 할인혜택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계좌이체 납부가 너무 보편화되며 보험사들에게 할인혜택 부담이 부메랑이 됐다.

현재 국내 생명보험사 24곳은 모두 계좌 자동이체로 보험료를 받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생보사 24곳이 올해 9월까지 받은 누적보험료(수납 2회 이후)는 51조9578억원이다. 이중 계좌 자동이체로 받은 보험료는 43조8276억원으로 전체 약 85%에 달한다.

손해보험사 10곳 역시 2017년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체 보험료 납부건수 18만3000여건 중 계좌 자동이체 건수가 14만4000여건에 달하며 약 80% 비중을 차지했다.

현재 보험사들은 일부 상품에만 계좌 자동이체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계좌 자동이체를 활용하는 고객 납부 비중이 높은만큼 할인제를 유지하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의 업황 부진, 실적 감소 등도 보험사들이 1% 할인마저 부담을 느끼는 이유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실적부진에 저금리기조까지 겹치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여러 할인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며 "현재 일부 상품에 자동이체 할인을 적용하고 있지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원측면에서도 계좌 자동이체 할인은 골칫거리라는 것이 보험사들의 주장이다. 상품별로 할인제 적용여부가 다르다보니 일부 고객들이 '누구는 할인해주고 누구는 안해주냐' 식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좌 자동이체 할인은 2000대 초부터 보험사들이 부담을 느끼며 점차 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해왔다"며 "고객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종신보험과 CI보험 등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상품에만 계좌 자동이체 할인을 유지시켜놨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보험사들은 계좌 자동이체 할인을 더 축소하거나 없앨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