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BM이 발표한 2020년 글로벌 소비자 연구 동향에 따르면, 현대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비용이나 편의성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높더라도 환경보호 등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실천하는 브랜드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소비성향을 일컫는 표현으로, ‘신념’과 ‘커밍아웃’의 합성어 ‘미닝아웃(Meaning out)’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러한 ‘미닝아웃’ 트렌드는 커피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커피 전문 전시회 ‘서울카페쇼’는 2020년 커피 산업의 키워드 중 하나로 ‘Openness(생산과정의 투명성)’를 꼽았다. 커피 소비자들은 커피체리가 탁자에 오르기까지 생산 과정의 투명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움직임에 커피업계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원두를 이용해 만든, 이른바 ‘착한 커피’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 연두커피, 품질좋은 커피 생두를 위해 전세계 커피농가 누려
연두커피는 커피원두 생산 및 유통기업으로 커피업계에서는 가성비와 가심비가 모두 높은 커피원두를 공급하는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연두커피를 운영하는 여선구 대표는 국내 커피 3대 장인으로 불리는 원두커피 1세대 전문가이다

커피사업을 천직으로 여기고 오직 커피에만 집중해왔다. 여 대표는 2002년 경기도 안산에서 원두를 직접 볶아 커피를 만드는 로스터리 카페를 시작, 커피원두 로스팅 공장에서 원두 생산을 하여 유통하고 있고, 바리스타 양성도 병행해온 1세대 바리스타다. 

20년간 오로지 커피 사업에만 몰두해 오면서 백화점, 공공기관 등의 문화강좌에 커피 강의도 많이 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사업을 위해 수시로 전 세계 커피 농가를 방문하여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품질 놓은 커피 생두 확보를 하고 있다.

/ 서울카페쇼 자료사진 모습 (사진=강동완 기자)

◆ 윤리적으로 재배된 원두를 담은 스틱 커피… 롯데네슬레코리아 ‘네스카페 오리진스’
네슬레의 커피 브랜드 네스카페는 일찍이 지역 커피 농가와 상생협력의 일환으로 ‘네스카페 플랜’을 시행해 오면서 지속가능한 커피 생산을 실현하고 있다. 네스카페는 지난 2010년, 커피가격이 폭락했음에도 중간상인들이 취하는 이득은 커져 농가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지속적인 커피 공급망 개선을 목표로 ‘네스카페 플랜’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커피 농가에 양질의 커피 묘목과 농업 기술을 제공하고 추후 원두를 직접 구매함으로써, 커피 농가들은 작물 품질 개선과 소득 증대를 달성하고 네스카페 또한 안정적으로 고품질의 원두를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국내에서 네스카페 제품의 생산·판매를 담당하는 롯데네슬레코리아는 ‘네스카페 플랜’을 통해 생산된 ‘네스카페 오리진스’를 지난해 11월 국내에 선보였다. 네스카페 오리진스는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우간다-케냐 △알타 리카 4종으로 각 제품별 특별한 원산지의 원두를 엄선해 개인의 커피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는 스틱 커피다. 열대 고산지대의 선별된 원산지에서 농부들이 직접 손으로 커피 열매를 수확하여 햇볕에 말린 원두의 섬세한 맛과 아로마를 경험해 볼 수 있다. 네스카페샵을 비롯한 온라인쇼핑몰과 대형 할인매장 등에서 판매된다.

◆ 100% 국제공정무역 인증 받은 싱글 오리진 커피… 엔제리너스 ‘콜롬비아 카우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는 지난달 100% 국제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싱글 오리진 커피 ‘콜롬비아 카우카’를 출시하면서 공정무역 인증 커피 라인업을 강화했다. 콜롬비아 카우카는 다른 원두를 섞지 않은 싱글 오리진 커피로, 지역 본연의 맛과 풍미에 집중했다. 

베리 향과 밀크 초콜릿의 단맛, 깨끗한 뒷 맛이 특징이다. 콜롬비아 카우카는 엔제리너스 바리스타가 직접 제조하는 아메리카노·아메리치노·카페라떼·카푸치노 4종에 적용된다. 엔제리너스는 지난해 국제 공정무역기구 한국사무소와 상호 협력 MOU를 체결하고 지속적으로 공정무역 인증 제품 개발 및 홍보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커피 프랜차이즈 최초로 100% 국제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맥시코 산 크리스토발’을 출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 RA인증 친환경 커피… 미니스톱 ‘그린에스프레소 블렌드’ & 맥카페 ‘디카페인 커피’
최근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커피업계의 친환경 원두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는 추세다.

미니스톱은 지난해 즉석 원두커피에 사용되는 원두를 친환경 원두인 '그린에스프레소 블렌드'로 교체했다. 이 제품은 열대우림동맹(Rainforest Alliance, 이하 RA) 인증 농장의 원두를 사용한 친환경 커피다. 

RA는 국제 비영리 단체로, 친환경 농법을 실천하는 것은 물론 노동환경, 노동자들의 주거환경까지 엄격한 규정으로 관리된 농장에만 인증 마크를 부여한다. 그린에스프레소 블렌드는 풍부한 커피향과 함께 부드럽게 올라오는 단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니스톱은 커피 전문 기업 쟈뎅과의 협업을 통해 RA 인증 브라질 원두와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케냐 원두를 블렌딩해 최상의 커피 맛을 위한 블렌딩 커피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맥도날드도 지난달 맥카페 메뉴에 RA 인증 원두를 사용한 디카페인 커피를 선보였다. 맥카페 디카페인 커피는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등 인기 있는 대표 메뉴 4종으로 구성됐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18년부터 전국의 맥카페(McCafe) 원두를 친환경 커피 원두로 바꾸고 RA 인증을 받은 원두만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맥도날드의 글로벌 캠페인 ‘스케일 포 굿(Scale for Good)’의 일환이다. 맥도날드는 2014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친환경 포장재 사용, 청년 고용 등 세계 각국에서 사회·환경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캠페인을 펼쳐 왔으며, 올해까지 세계 맥카페 원두 100%를 ‘지속 가능한 원두’로 바꾼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