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금오공과대학교 A교수가 진행한 온라인 강의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댓글들이 쏟아졌다. /사진=뉴시스(금오공대 온라인강의 화면 갈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대학들 대부분이 온라인 강의 형태로 전환한 가운데, 일부 학생들이 수업 도중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모욕적 언사를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경북 구미시에 소재한 금오공과대학교의 A교수가 유튜브를 통해 진행한 첫 온라인 강의에서 노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장난댓글과 전화 등이 빗발쳤다.

A교수는 금오공대 수강 변경 신청 기간이 끝나지 않은 관계로 해당 강의를 원하는 학생들이 들을 수 있게 '전체공개' 처리했다. 하지만 이날 수업에는 당초 수강신청을 한 38명보다 훨씬 많은 900여명이 접속했다.


이들은 A교수가 강의를 하는 동안 "시속 523㎞로 봉하산에서 떨어지면 죽느냐", "지금 라이브냐. 교수님 화이팅이다. 노무현은 살아있다" 등의 댓글과 전화를 계속해서 보냈다. 수업과 상관없는 내용의 댓글과 전화가 이어지자 A교수는 결국 해당 기능을 정지시켰다.

일간베스트(일베) 등 일부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표현들을 서슴치 않고 사용한다. 이날 사태는 이런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 중 일부가 수업에 들어와 벌인 것으로 보인다.

A교수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유튜브 등 생방송은 초보인 만큼 나름대로 점검을 하고 진행했는데 그렇게 댓글이 달릴 줄 몰랐다"라며 "불특정 다수의 학생들이 수업을 들어볼 수 있도록 강의를 전체 공개로 바꿔놨는데 익명성에 숨어 고인을 모독하는 댓글을 올린 참가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인 모독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왜 교육 현장에서 그렇게 행동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실제로 겪어보니 노 전 대통령의 조롱 등 (온라인 문화가) 우리나라의 상당한 적폐 중 하나라는 것을 느꼈다"라고 지적했다. A교수는 이후 수업부터는 유튜브 댓글이 아닌 학교 학생들만 글을 올릴 수 있는 서버를 통해 학생들에게 질문을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