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아동학대 사건이 연일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사진=채널A 캡처
창녕 아동학대 사건이 연일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입에 차마 담지 못할 모진 고문을 A양(9)에게 한 부모를 향해 대중들은 격노했다.11일 밝혀진 부모의 만행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날 A양의 진술엔 무슨 내용이 담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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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줄 채워놓고 집안일 할 때 풀어줘"━
지난 10일 경남지방경찰청과 창녕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5일 계부 B씨(35)의 협조를 받아 임의제출 형태로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학대 도구로 의심되는 물품을 압수했다. 사진은 창녕경찰서 전경. /사진=뉴스1
지난 10일 경남지방경찰청과 창녕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5일 계부 B씨(35)의 협조를 받아 임의제출 형태로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학대 도구로 의심되는 물품을 압수했다.압수품은 프라이팬, 사슬, 막대기 등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양에게 압수한 물품이 학대 당시 실제 사용된 것이 맞는지 등을 확인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A양은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과의 상담과 조사에서 여러가지 피해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부모가 '평소에 목줄로 묶어뒀다'거나 '밥을 굶겼다'는 등의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의 몸이 많이 회복돼 최근 2차 조사를 진행했다"면서도 "수사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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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건 쏘기까지… 9세 소녀의 끔찍한 탈출기━
이날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B씨와 친모 C씨(27)에게 심한 학대를 당해 온 A양은 경찰신고 당일인 지난달 29일 거주지인 4층 빌라 테라스에 갇혀 있었으며 테라스 난간을 타고 옆집으로 탈출해 빠져나왔다고 진술했다. /사진=뉴스1
이날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B씨와 친모 C씨(27)에게 심한 학대를 당해 온 A양은 경찰신고 당일인 지난달 29일 거주지인 4층 빌라 테라스에 갇혀 있었으며 테라스 난간을 타고 옆집으로 탈출해 빠져나왔다고 진술했다.경찰에 따르면 A양은 집에서 탈출하기 이틀 전부터 쇠사슬에 목이 묶여 테라스에 감금돼 있었다.
A양은 지난달 29일 오후 친모가 잠시 목줄을 풀어준 사이 추락 위험을 무릅쓰고 4층 자신의 집에서 옆집 테라스로 넘어갔다. 옆집에는 사람이 없었고 A양은 옆집 현관문을 통해 탈출했다. 탈출 당시 A양은 잠옷 차림에 맨발이었으며 집 밖 도로변에서 이웃주민에게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다.
A양 추가 진술에 따르면 부모는 쇠젓가락을 달구어 A양의 발바닥 등을 지지기도 했고 욕조에 머리를 박게했다. 또 테라스에 감금시킬 때는 쇠사슬로 A양의 목을 감고 묶어 풀지 못하도록 자물쇠를 채웠으며 하루 한 끼 밥을 줬다.
A양은 계부가 프라이팬으로 손가락을 지져 화상을 입히고 쇠막대와 빨래건조대로 폭행을 했다고도 전했다. 친모는 글루건을 발등에 쐈고 이로 인해 화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양의 몸 상태에 대해 의료기관의 소견을 받았으며 몸에서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골절이 다수 확인되고 심한 빈혈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머리와 등과 목에 상처가 나 있으며 눈 부위에 멍 자국과 손과 발에 화상으로 인한 상처와 붓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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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아동학대… 본질적 잘못은 '지자체'━
A양은 이미 3세 때부터 C씨에게 학대를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뉴스1
A양은 이미 3세 때부터 C씨에게 학대를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그러나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이런 기록이 남아있었음에도 A양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동아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C씨는 지난 2011년 대구에서 홀로 A양을 출산한 뒤 2014년 경남 창원으로 이사했다. C씨는 같은해 기초생활수급자격을 신청했으며 입양기관에 A양의 가정위탁을 요청했다.
당시 B씨가 밝힌 가정위탁 사유는 '학대 및 돌봄 곤란'이었다. 친모가 스스로 아이를 학대했다고 밝힌 것이다.
A양이 언제부터 다시 C씨와 살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A양은 지난 2017년 C씨와 B씨가 결혼해 거제시로 이사할 때 함께 전입신고가 이뤄졌다. 당시 기초생활수급자인 C씨의 기록이 거제시로 이관되며 "A양이 과거 학대 및 가정 위탁 이력이 있다"는 기록도 넘겨졌다.
하지만 해당 시는 이후 A양의 아동학대 가능성을 살피지 않았다.
A양의 가정방문 보고서에는 지난 2018년 9월 "A양은 쾌활하고 밝았다"라고, 지난해 5월 보고서에는 "C씨를 잘 따르고 동생을 잘 챙긴다"고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거제시와 창녕군은 현재까지 "정보를 전달했다" "코로나19로 방문 자제를 요청했다"등의 회피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A양은 지난달 29일 잠옷 바람으로 스스로 집을 뛰어나왔고 한 주민의 신고에 의해 학대 사실이 밝혀졌다.
A양은 발견 당시 눈이 멍들고 손가락은 심하게 화상을 입은 상태였으며 머리는 찢어져 피가 흐른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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