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희영 카페대표연합 회장이 지난 2일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영업손실 보상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발언을 하고 있다. 허 대표는 사흘 뒤인 지난 5일 영업손실보상과 긴급대출 등을 요구하며 삭발을 했다. /사진=뉴스1
"아르바이트생들이 실직했을 때 주는 실업급여가 6개월 간 최소 700~1300만 원입니다. 올해에 실업급여만 20조 원 정도 나간다고 합니다. 차라리 그 20조 원을 소상공인들에게 대출해주면 고용유지가 됩니다."
충남 천안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허희영씨는 카페연합회 대표 자격으로 지난 24일 정의당이 주최한 '코로나피해소상공인대책위원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책의 방향이 잘못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 대표는 이날 간담회 이후 머니S와의 전화통화에서 "2019년 6억7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작년에는 2억4000만 원이었다. 빚만 1억7000만 원이다. 2020년을 그렇게 버텼다"라면서, "긴급재난지원금이 500만 원 나왔는데 매장 월세만 710만 원이다. 물건값은 고사하고 인건비 줄 수준도 안됐다"고 했다.
이어 "엊그제 3일짜리 아르바이트 공고를 냈다가 하루 만에 내렸다. 너무 무서웠다. 지원자가 40명이 넘었다"며 "자영업자들이 무너져 실업률이 높아지고, 다음은 소기업(법인)들이 무너지며 증가할 것이다. 그 다음은 일자리를 잃은 학생(아르바이트)들이 거리로 뛰쳐나올 것"이라고 했다. 간담회 자리에서 했던 말을 반복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코로나피해소상공인대책위원회 최윤식 위원장은 간담회자리에서 "지난해 정세균 총리가 코로나가 확산될 때 외식업을 돌아보며 '그간 벌어놓은 돈으로 버텨달라'고 했는데 벌어놓은 돈이 남아 있지 않다. 1, 2금융권에 져놓은 신용대출은 바닥이 났다. 보릿고개에 직면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재난지원금 뿐 아니라, 긴급대출이 필요하다. 상한선도 굉장히 높여야 한다. 무이자여야 한다. 3년~5년보다는 장기상환 정책을 해야 한다"며 "자영업은 마지막에 선택하는 직업군이다. 폐업하면 더는 갈 곳이 없다"고 호소했다.
지난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실업자 통계가 157만 명에 달했다. 지난해보다 1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1월 통계만도 98만2000개다. 이중 가장 많은 일자리를 잃은 업종은 숙박·음식점업에서 36만7000명이 줄었다. 도·소매업에서도 21만8000명이나 됐다. 이런 증가율이면 연내 실업자 수가 300만 명 수준으로 늘어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심각한 고용위기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써서 민간 고용을 유지하거나 늘리고 공공일자리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소상공인들이 요구해왔던 대출한도를 높이거나 대출규제 완화, 즉시 대출 등의 방안은 거론되지 않았다. 전날 열렸던 당정청 회의에서도 이전보다 더 높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만이 거론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