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후반기는 연장전 없이 9이닝 경기로 진행된다. 10개 구단의 마운드 운용이 중요한 변수가 됐다. 2021.6.3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KBO리그는 후반기부터 연장전을 진행하지 않는다. 최대 '연장 3이닝'이 사라지기에, 9이닝 안에 총력을 쏟아야 하고 그에 따라 1승을 잡기 위한 '벌떼야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7월27일 "올해 후반기에 한해 연장전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구성원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전반기를 일주일 앞당겨 종료하고 올림픽 브레이크까지 더해지면서 발생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올해 KBO는 720경기 완주를 목표로 세우면서 시즌 단축 운영 방안에 선을 그었다. KBO리그는 전반기까지 총 383경기를 치렀으며 후반기에 남은 337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이에 KBO는 구단들의 일정 부담을 덜고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연장전 없이 9이닝 경기만 치르기로 합의했다.

후반기 첫 무승부는 11일 광주 경기에서 나왔다. 한화는 1-7로 뒤진 9회초 최재훈의 3점 홈런 등으로 6점을 뽑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KIA는 9회말 2사 1, 2루에서 김호령이 삼진 아웃돼 끝내기 기회를 놓쳤다. 전반기였다면 두 팀은 연장전을 진행해야 했으나 바뀐 규정에 따라 짐을 싸고 경기장을 떠났다.

나란히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했으나 KIA와 한화의 희비는 엇갈렸다. 갈 길 바쁜 KIA는 다잡은 8연승 기회를 날리며 기세가 꺾였고 5위 키움 히어로즈와 승차도 7.5경기로 벌어졌다. 그러나 3연패 위기에 빠질 뻔했던 최하위 한화는 숨을 고르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KBO리그는 전반기에 26번의 연장전을 치렀다. 비율은 6.8%다. 각 구단마다 희비가 엇갈렸는데 NC는 2번 밖에 연장전을 갖지 않은 반면 SSG가 9번, KIA는 8번의 연장전을 소화했다. 이중 헛심 공방 끝에 무승부로 끝난 경우는 6월 26일 창원 SSG-NC전, 1경기뿐이었다. 거의 대부분 승패가 갈렸다는 의미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그 기회가 사라진다. 예를 들어 KIA는 연장전 승률이 87.5%(7승1패)로 가장 좋았으나 후반기 들어 그 장점을 활용할 수 없다. 무조건 9이닝 이내에 승부를 봐야한다. 전반기보다 무승부가 더 많아질 수 있는 만큼 순위 경쟁의 변수로 작용될 법하다.

이제 10개 구단은 투수를 아끼지 않고 있다. 11일 열린 5경기에서는 총 56명의 투수가 등판했다. 롯데와 LG는 선발투수가 5이닝을 던졌음에도 6명의 불펜 투수가 남은 4이닝을 책임졌다.

투수코치들은 투수가 1이닝씩을 던지고 교체되는 걸 이상적인 불펜 운용이라고 밝히지만, 10개 구단은 1승을 거두기 위해 물량 공세를 펼치는 전략으로 바꾸고 있다. 불펜 투수가 아웃카운트 1~2개만 잡은 뒤 다음 불펜 투수에게 배턴을 넘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9월 엔트리가 확대되면 벌떼야구는 더 흔한 풍경이 될 전망이다.

1승을 쌓아야 하지만 1패를 당하지 않는 것도 순위 싸움에 있어 중요하다. 이 때문에 구단들은 경기 막바지 승리 조건이 아니어도 마무리 투수를 내세운다.

한화는 11일 광주 KIA전에서 7-7로 맞선 9회말에 강재민을 내세웠고, NC도 같은 날 창원 롯데전에서 4-5로 뒤진 9회초에 원종현을 투입했다. 한화는 무승부로 마치려고, NC는 극적인 역전을 바라며 마무리 투수 카드를 꺼냈다. 후반기에는 달라질 불펜 싸움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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