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심의 밀레니얼(M)세대는 10~20대인 Z세대의 명품을 사들이는 소위 '비싼 소비'를 "철없다"는 표현으로 비판한다. 사진은 MZ세대들이 지난 9월 6일 서울시내 한 백화점 명품관 앞에서 롤렉스를 사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 / 사진=뉴스1 DB
◆기사 게재 순서
▶1부
(1-1) "영끌·빚투? 그건 일부 얘기"… MZ세대, 안전 투자한다
(1-2) 2021년 MZ세대 경제 키워드는 ‘제로’(Z·E·R·O)
(2) 경제 주류의 대이동… M세대 앞서는 Z세대
(3) M세대 분노… '내집마련·결혼·출산
▶2부
(4) “같이 틱톡할래?” 요즘 Z세대들은 ‘숏폼’으로 논다
(5) M "Z의 철없는 명품소비"… '가까운 듯 먼' 세대 갈등 빚나
(6) “상상이 현실로"… Z세대가 메타버스에 빠진 이유는
(7) 포용·경청하는 ‘어른’… 공감 능력 ZERO 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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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대상 : 국내 MZ세대 438명
•2021년 ‘국내 MZ세대 소비 성향 실태조사’ 결과 (머니S)
•MZ세대 기준 : 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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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일하는 김모씨(45)는 "요즘 Z세대들은 어디에서 돈을 버는지 신기하다"며 "최근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40~50대가 아닌 Z세대"라고 말했다. 김씨가 일하는 명품 플랫폼은 신상품 판매뿐 아니라 중고상품 매입도 운영한다.
그는 "Z세대는 신상품을 잘 사기도 하지만 소유하는 상품 판매에도 적극적"이라며 "중고 명품시장이 활발하게 돌아가는 데는 Z세대의 역할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학생이거나 취업준비생, 신입사원에 해당하는 Z세대. 그들의 소비력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밀레니얼(M)세대 눈에 비친 Z세대의 '화려한' 소비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기업 마케팅의 화두는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다. 핵심 소비층이기도 한 MZ세대는 ‘과시 소비 문화’에 익숙하다. 하지만 그들은 한 지붕 두 가족이나 다름없다.
X세대에 근접한 M세대는 Z세대의 '비싼 소비'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본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낮은 Z세대의 명품 소비가 "철없고 허황됐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M세대와 Z세대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MZ세대로 일반화됐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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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시장 떠오르는 큰 손 'Z세대'━
MZ세대는 부나 귀중품을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의 선봉대다. MZ세대는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에 과감하게 지갑을 연다. 자신의 취향이라면 명품 구매에도 망설이지 않는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9.3%에서 2020년 50.7%로 늘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MZ세대의 명품 매출 비중은 ▲2018년 38.1% ▲2019년 41.0% ▲2020년 44.9% 등으로 꾸준하게 증가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도 예외가 아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의 ‘MZ세대 라이프스타일 키워드’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MZ세대가 온라인 명품 플랫폼에서 결제한 비중은 73%에 달했다. 반면 X세대(1965∼1976년 사이에 출생)는 23%에 불과했다.
MZ세대의 명품 소비에서 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20대 명품 매출 신장률은 2018년 27.5%였지만 2019년 28.8%에 이어 2020년 37.7%로 높아졌다. 30대의 명품 소비 신장률은 2018년 16.3%에서 지난해 28.1%로 2년 새 11.9%포인트 커졌다.
M세대의 우려와는 달리 Z세대의 경제력은 오히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OK Zoomer : GenZ Primer' 보고서를 통해 "2030년이면 Z세대 소득은 전 세계 소득의 4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며 "2031년에는 Z세대 소득이 M세대의 소득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 위원은 "Z세대는 한국 저성장기에 유년기를 보내 재테크에 일찍 눈을 떴다"며 "주식, 코인, SNS 등 Z세대의 수익 파이프라인은 다양화돼 있다"고 말했다.
Z세대에 대한 M세대의 편견이 있듯 M세대에 대한 Z세대의 거부감도 존재한다. 대학생인 한 모씨(25)는 "M세대와 같이 엮이고 싶지 않다"며 "Z세대의 소비문화는 M세대와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Z세대의 소비는 플렉스 문화도 아니고 과시 소비도 아니다"라며 "자신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가치 소비'"라고 말했다. 실제로 머니S가 국내 MZ세대 438명을 대상으로 ‘소비 성향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24.7%만이 플렉스 문화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MZ세대의 명품 소비에서 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20대 명품 매출 신장률은 2018년 27.5%였지만 2019년 28.8%에 이어 2020년 37.7%로 높아졌다. 30대의 명품 소비 신장률은 2018년 16.3%에서 지난해 28.1%로 2년 새 11.9%포인트 커졌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세대별 온라인 소비행태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20대의 온라인 명품 구매 결제 금액은 전년대비 80% 증가했다. 30대는 75% 늘었다.
MZ세대 리셀 테크 열기에 롤렉스 시계의 웃돈이 최초 판매가격의 배에 달하는 등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명품시계업계에 따르면 롤렉스 데이토나 흰색 다이얼의 웃돈은 3000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사진= 뉴스1 김진환 기자
M세대는 Z세대의 과시 소비를 어떻게 볼까.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사에서 일하는 이모 차장(42)은 "철이 없어 보인다"며 "길어야 입사 5년 차 안팎 일텐데 수입에 비해 지출이 과하다"고 말했다.
입사 2년 차인 김모 대리(32)는 "Z세대 대부분은 학생이거나 취업준비생"이라며 "직장생활에 따른 고정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것은 다소 허황돼 보인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로 전체 평균 실업률(4%)보다 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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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Z세대 경제력, M세대 뛰어넘는다"━
하지만 M세대의 지적과는 달리 Z세대의 경제력과 소비력은 부족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Z세대는 고정 수익은 없지만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플랫폼 ▲주식 ▲코인 ▲명품 재판매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M세대는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지는 못했다"며 "반면 Z세대는 이를 실천하는 데 머뭇거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M세대의 우려와는 달리 Z세대의 경제력은 오히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OK Zoomer : GenZ Primer' 보고서를 통해 "2030년이면 Z세대 소득은 전 세계 소득의 4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며 "2031년에는 Z세대 소득이 M세대의 소득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 위원은 "Z세대는 한국 저성장기에 유년기를 보내 재테크에 일찍 눈을 떴다"며 "주식, 코인, SNS 등 Z세대의 수익 파이프라인은 다양화돼 있다"고 말했다.
Z세대에 대한 M세대의 편견이 있듯 M세대에 대한 Z세대의 거부감도 존재한다. 대학생인 한 모씨(25)는 "M세대와 같이 엮이고 싶지 않다"며 "Z세대의 소비문화는 M세대와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Z세대의 소비는 플렉스 문화도 아니고 과시 소비도 아니다"라며 "자신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가치 소비'"라고 말했다. 실제로 머니S가 국내 MZ세대 438명을 대상으로 ‘소비 성향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24.7%만이 플렉스 문화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M세대와 Z세대가 세대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연구위원은 "M세대 전반기에 해당하는 30대 후반과 Z세대인 신입사원이 한 팀으로 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세대들이 함께 일하다 보면 세대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M세대는 기성세대의 영향 아래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기성세대인 X세대와의 동질화 정도가 강할수록 M세대가 Z세대에 비판적 태도를 견지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최 연구위원은 "MZ세대에 대한 성급한 일반화를 지양하고 Z세대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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