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국가정보원 인사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4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바르케르트바자르 기자회견장에서 언론 발표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스1(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국가정보원 제1차장·제2차장·기획조정실장에 각각 박선원 국정원 기조실장, 천세영 국정원 대공수사국장, 노은채 국정원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내정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박 신임 1차장이다.
박 신임 1차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등으로 일하며 남북관계를 다뤘으며 대북 대화에 깊이 관여해왔다. 2007년에는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정상회담에서 실무를 담당했다.

이후 주중 상하이 총영사로 활약하다 2018년 7월 서훈 전 원장(현 국가안보실장) 특보로 국정원에 입성했다. 


이러한 이력을 고려할 때 박 차장이 막혀 있는 남·북 관계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된다. 박지원 국정원장과의 호흡 역시 좋다는 평가가 많다.

2018년 박 차장이 국정원에 들어올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박 차장은 6자회담·비핵화·북핵 문제 등을 실질적으로 다뤘던 전문가”라며 “6자회담과 북핵 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질 때마다 박 차장이 능력을 발휘해 돌파했다”고 밝혔다.

박 차장은 2018년 9월 평양 정상회담과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크게 부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미 사이에 첨예한 협상안이 오가다 결렬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미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말 남·북·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박 차장을 1차장 자리에 임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원 1차장은 대북라인을 지휘하는 자리다. 남·북·미 대화에 깊이 관여한 인사를 대북 핵심 실무에 재배치한 것은 다음해 북한 신년사와 이어질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등 주요 대화 계기에 대비하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 차장과 같은날 인사가 내정된 천세영 신임 국정원 2차장은 1992년 임용된 후 줄곧 수사업무에 매진해 온 대공 수사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천 신임 2차장에 대해 “수사 업무 관련 해박한 법률지식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대공 수사권 이관 업무를 차질없이 수행했다”며 “방첩과 대테러 등 2차장 소관 업무를 훌륭히 이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노은채 신임 국정원 기조실장은 국정원의 과학정보·방첩·감사 분야와 북한부서장 등을 두루 거쳐 국정원 내부 상황에 정통한 인사로 평가받는다.

박 수석은 노 신임 실장에 대해 “국정원장 비서실장과 외교안보특보를 역임해 국정원의 개혁 방향은 물론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 뛰어나다”며 “기획조정실장으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