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테슬라 주식 0.1주 주세요" 소액으로 미국주식 투자하는 방법
②'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경쟁 본격화… 증권사별 혜택은?
소액투자자들은 종잣돈이 적은 20~30대 젊은 층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이들을 중심으로 소수점 거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①"테슬라 주식 0.1주 주세요" 소액으로 미국주식 투자하는 방법
②'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경쟁 본격화… 증권사별 혜택은?
③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시대 개막… 투자자 유의사항은?
30대 회사원 이모 씨는 올 초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됐다.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인 아마존에 투자하고 싶었지만 3000달러가 넘는 주가가 부담이었다. 그러다 일부 증권사에서 해외 주식을 1주 미만 단위로 쪼개 살 수 있는 '소수점 거래'가 있다는 것을 알고난 뒤 아마존 1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최근 주식에 관심이 많아진 20대 대학생 윤모 씨도 소수점 거래를 이용해 5월부터 여윳돈이 생길 때 마다 테슬라 주식을 10~20만원어치씩 사들이고 있다. 대학생 신분으로 한주에 10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주식을 구매할 생각은 못했는데 소수점 거래가 있다는 것을 알고 현재 소액으로 미국 우량주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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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전면 허용... 서학개미 유입 지속될까 ━
일부 증권사에서만 이뤄지던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가 전면 허용되면서 소액으로도 고가의 우량주를 구매할 수 있는 소수점 거래가 활성화 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국내증시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해외증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번 서비스로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증가세가 이어질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소수점 거래 서비스는 2017년 이후 미국과 영국의 일부 증권사가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도 소수점 거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에서는 2019년 금융당국이 2개 증권사(신한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에 대해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처음 투자자들에게 선보였다.
소수점 거래 서비스가 주목을 받은 데는 서학개미들의 역할이 컸다. 올 들어 국내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사이 미국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규모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사상 최초로 1000억달러(118조2000억원)를 돌파했다. 지난해 6월 500억달러(59조1000억원)를 넘어선 지 1년 5개월만에 두 배로 급증한 수치다.
이처럼 해외주식 투자 증가에 따라 소수점 거래에도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 9월13일 금융위원회는 국내·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전면 허용키로 했다. 예탁원은 금융위의 혁신금융서비스 신규 지정에 따라 각 증권사의 해외주식 소수 단위 거래를 지원하는 서비스 구축을 완료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전산구축·테스트 일정 등에 따라 11월 말부터 관련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소수점 거래는 주식에 관심이 있지만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를 매수하기 어려웠던 투자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현재 테슬라 1주를 사려면 한화로 약 120만원이 필요한데 주당 100만원이 넘어 선뜻 1주를 매수에 나서기 어려웠던 개인투자자들은 이제 테슬라 0.1주도 살 수 있게 됐다. 테슬라 10만원어치, 아마존 40만원어치 등 사고 싶은 만큼만 소수점으로 매수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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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으로 고가 우량주 투자” MZ세대 투자활성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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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신한금투와 한투증권에서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를 이용한 개인투자자는 111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이하와 30대 고객 비중이 신한금투에서는 37.9%, 31.2%, 한투증권에선 39.7%, 29.6%였다. 소수점 투자를 이용하는 고객의 70%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인 셈이다. 이어 40대가 신한금투 20.9%, 한투증권 21.0%로 많았다.
이들이 올해 소수점 거래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서학개미의 ‘최애주’ 테슬라였다. 테슬라는 3분기(7∼9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이후 상승 랠리를 이어가며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하고 한때 주가가 1200달러를 넘어가며 ‘천슬라’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이어 소수점 거래 상위 종목은 2위 애플, 3위 알파벳A(구글), 4위 아마존이었다. 애플을 제외하면 모두 주당 1000달러가 넘는 시총 1조 달러 클럽 종목이다.
이처럼 서학개미들의 지지를 받는 미국주식은 대부분 1주를 사기에도 부담이 되는 고가의 우량주인 만큼 소수점으로 쪼개 사들이는 투자자는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액투자자가 상대적으로 저가 주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평균 가격 수준이 여타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돼 있어 소수점 거래가 가능해지면 대형주식에 대한 투자가 쉬워져 소액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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