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삼성전자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지난해 실적 신기록을 쓴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31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4~28일 한주 동안에만 삼성전자 관련해 총 20개의 증권사 보고서가 나왔다. 이중 대부분의 증권사인 13곳이 목표주가 10만원 이상을 유지했다. 반면 4곳은 9만원대를, 3곳은 8만원대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반도체 사업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다시 썼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18.1% 늘어난 279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존 최고치인 2018년(243조7714억원) 매출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영업이익은 51조6300억원으로 전년대비 43.5%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7년(53조6500억원)과 2018년(58조8900억원)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주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대신증권으로 12만원을 전망했다. 상상인증권은 8만2000원으로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상상인증권은 삼성전자의 상승여력이 15% 이하로 제한적이라며 매크로 환경 불활실성을 고려해 투자의견을 '단기주가박스권'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변수를 극복 하고 액티브(active) 투자자에게 매력을 어필할 만한 내용은 컨퍼런스콜에서 특별한 것을 찾기 어려웠다"면서 "아직 주가의 빅 드라이버(big driver)인 반도체 수급의 뚜렷한 전환, 의미있는 인수합병(M&A) 가능성, 의미있는 파운드리 경쟁력 도약, 주주환원정책의 새로운 변화 등에서 메모리 수급의 개선 가능성을 제외하고는 좀 더 기다려 봐야겠다"고 분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1분기 비수기 영향에 따른 매출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추가 격려금 지급 등에 따른 비용 증가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2% 감소한 75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6% 줄어든 13조1000억원으로 예상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연간 시장에 대한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는데 이는 시장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인 것으로 언급했다"면서 "2022년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비수기 영향으로 수요가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이며 이에 준하는 출하량을 공급한다면 2022년 2분기~3분기 공급 비트 그로스(Bit growth)가 두 자리수 중후반 증가가 나타나기에 수요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트 부문은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원가 절감을 시도 할 것이며 이는 부품 업체들에게는 가격 인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더불어 MX 부문(구 IM 사업부)은 점유율 확대 전략을 내세웠는데 비용이 수반되는 전략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의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목표주가 11원은 유지했다. 메모리 사업은 비수기 영향 속에 비트 그로스 감소 추세가 지속되겠지만 안정적인 가격흐름에 힘입어 수익성은 양호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시장 밸류에이션이 정상 수준을 벗어나 하락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 배수도 하향 조정할 수 있겠으나 올해예상되는 영업이익 성장률을 감안하면 목표주가 조정은 섣부른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비수기인 1분기만 잘 넘기면 실적 상승 구간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잠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메모리 주가가 비메모리 대비 강할 것으로 전망하며 삼성전자가 전세계 반도체 주식들 중에서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IT 공급망 차질에 의한 비정상 환경이 점차 정상 환경으로 회귀하고 있으며 메모리가 일반적으로 비메모리 대비 업황 회복 시점은 늦으나 후반부에 실적 증가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최근 주식 시장 하락 과정에서 삼성전자 주가도 부진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지난 유동성 랠리에서 발생한 밸류에이션 상승 분을 모두 반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주가는 추가 하락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주가는 단기 조정을 마무리하고, 실적 모멘텀으로 재차 강하게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